최태원 SK그룹 회장
“막대한 AI데이터센터 전력 감당하려면”
SK 3대 행사 '이천포럼' 21일 종료
'AI 전략과 SKM 실천' 주제로 전문가 대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감당하려면 원자력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산업에 천문학적 돈을 퍼붓고 있는 빅테크 수장들을 잇달아 만난 후 내린 결론이다. 그는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믹스(전력 발전원 구성비) 변화가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최 회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2024 이천포럼에서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은 AI 밸류체인이며 빅테크들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천포럼 마지막 행사에서 최 회장은 엔비디아, TSMC, 오픈AI, MS, 아마존, 인텔 등 글로벌 AI 사업을 이끄는 빅테크 수장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자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로 인해 에너지믹스에 변화가 생기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AI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량은 일반 데이터센터의 여섯 배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가상자산·AI 관련 전력 소비량이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 최대 1,050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전력소비량(2023년 기준 566TWh)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이 에너지를 감당하려면 원자력 발전이 있어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SMR 투자한 SK "에너지믹스 전환...우리에겐 기회"
최 회장의 발언이 SK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일찌감치 투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 기업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 6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4세대 SMR 실증단지 착공에 들어갔는데 이 사업이 성공하면 SK는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사업 진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AI 시장 성장에 맞춘 SK그룹의 미래 사업 밑그림에 대한 생각도 내놨다. 그는 "AI 성장 트렌드가 계속되면 SK는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하드웨어 관련 비즈니스, 거대 언어 모델(LLM) 등과 같은 서비스 모델의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언젠가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되고 나면 전체적인 사이클이 돌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천포럼은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로, 2017년 최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토론의 장을 제안해 시작됐다. 8회째를 맞은 올해는 'AI 전략과 SKMS 실천'이라는 주제로 서울 워커힐을 비롯해 각 관계사에서 열렸다. SK 관계자는 "이천포럼은 SK그룹의 핵심 경영화두를 논의해 미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지식경영 플랫폼"이라면서 "포럼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경영활동에 반영해 실제 변화로 이어지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