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현직 의장으로 처음 민주노총 예방
민주노총, 주4일제 등 6대 입법과제 전달
사회적 대화 제안엔 "신뢰 회복이 우선"
우원식 국회의장이 현직 국회의장으로는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 의장에게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자 보호를 위한 6대 입법을 요청했다.
두 사람의 간담회는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노총에선 산별노조 위원장들이, 국회에선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안호영 환경노동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양 위원장은 "현장 노동자들을 만나면 정말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라며 폭염·폭우 등 기후위기로 인한 건강권 침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실직 우려를 노동자들이 직면한 위기로 꼽았다. 특히 "하루에 7명이 산재로 사망하는 불행하고 지옥 같은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며 "노동권의 폭넓은 보장을 통해 노동자들의 삶이 개선돼야 한다"며 국회 차원의 보호 조치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우 의장에게 6대 입법 요구가 담긴 자료집을 전달했다. 6대 입법 요구는 △주4일제 도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부자감세 반대 △사회적 불평등 해소 △의료·돌봄·에너지 분야 국가책임 공공성 강화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동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라며 "법인세 인하 같은 부자감세 대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민주노총에 국회 중심 사회적 대화 플랫폼 참여를 요구했다. 국회와 정부,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이다. 이에 양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미 노사정 대화 기구로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노조와 정부, 정치권 등 대화주체 사이에 신뢰가 부족해 의미 있는 대화가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화주체 간 신뢰가 쌓이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노총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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