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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30 표심, UFC가 테일러 스위프트 꺾을 수 있을까

입력
2024.08.21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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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공
폴 공미국 루거센터 선임연구원

편집자주

트럼프와 해리스의 ‘건곤일척’ 대결의 흐름을 미국 내부의 고유한 시각과 키워드로 점검한다.

<1> 청년 유권자

엘라 엠호프(왼쪽), 데이나 화이트. AP/AFP 연합뉴스

엘라 엠호프(왼쪽), 데이나 화이트. AP/AFP 연합뉴스


역대 가장 중요해진 젊은 표심
민주당, 60% 이상 득표에 사활
해리스의 20대 모델 딸도 변수

새로운 학년(미국은 9월 신학기제)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의 대선 캠페인이 18~29세 청년 유권자 표심 잡기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서 18~29세 계층은 5,000만 명이 넘는 중요한 유권자 계층이다. 2020년 대선에서 전체 평균(66%)보다 낮은 50%대 투표율을 보였지만, 투표 연령이 21세에서 18세로 낮아진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청년 세대는 미국 MZ세대의 막내 계층이다. 틱톡을 포함한 소셜미디어 앱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민주당에 유리한 기후변화 이슈에도 관심이 많다. 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셧다운 상태로 돌입했을 때 큰 고통을 겪었으며, 정치 여론조사를 위한 전화 응답률도 낮다.

민주당이 대세인 계층처럼 보이지만, 이들이 투표 당일 결집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그 때문에 트럼프와 해리스 캠프 모두 ‘자가당착’적 선거 운동까지 감수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선전 도구로 간주돼 의회 차원에서 금지를 추진 중인 ‘틱톡’을 두 진영 모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3,000만 명에 대한 학자금 대출 부담 경감조치를 마련 중인 것도 청년 유권자들을 의식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1,680억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한 바 있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이스라엘 공격이 가해지는) 가자지구 분쟁에 대한 청년 유권자의 불만도 미 대선의 주요 변수다. 지난봄 미국 전역 대학에서 진행된 시위가 보여주듯이, 미국 청년들은 가자 분쟁에서 미국의 공모를 의심하고 있다. 11월 대선 캠페인에서 민주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 있지만, 대학 캠퍼스는 청년 유권자 공략의 최적 장소가 될 것이다.

하버드대에서 청년 유권자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존 델라 볼프에 따르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청년 계층에서 최소 60%를 얻어야 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달성한 반면, 공화당에 패배한 2004년 존 케리 상원의원,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득표율은 50%대 중반에 머물렀다.

해리스 캠프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자마자, 대표적 경합주인 조지아 집회에서 청년들에게 인기 많은 래퍼들을 초청해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해리스 후보가 비욘세의 노래에 맞춰 연단에 오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유세장에 휘트니 휴스턴과 엘턴 존 노래가 울려 퍼졌던 것과는 사뭇 대비된다. 연예인들의 지원은 해리스 진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막판까지 (민주당 편향이 강한) 많은 예술가가 해리스 캠프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만 이번 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많은 연예인들이 참석하면 헐리웃 영화 시상식처럼 보일 것을 우려, 참석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 선거 캠프의 청년층 공략 수단은 종합격투기다. 젊은 남성에게 인기 높은 종합격투기 단체,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와의 공조가 눈에 띈다. UFC에 열광하는 팬의 40%가 18~34세 계층이라는 점에서 매우 현명한 행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와 친분이 깊고, UFC 행사장에서 큰 환영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와 UFC는 반문화 브랜드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해리스와 트럼프 진영 모두 체감 경제지수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층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트럼프에게 유리한 요인이다. 미국 청년의 좌절감은 급증하는 학자금 융자보다 높은 상황이다. 미국 전체 실업률은 4.3%로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 구직자들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24년 노동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든 인력 가운데 13%만 일자리를 찾았다. 200만 명에 달하는 대학 졸업생 상당수와 그의 부모들이 현직 대통령에게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해리스 진영에는 두통거리일 수밖에 없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에 따른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것도 청년 세대와 그 부모 세대의 불만을 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대해 미국 언론인 조던 와이스먼은 “현재 미국 청년들은 선거일을 제외하고는 민주당을 싫어한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현안과 이슈의 흐름은 청년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쏠리도록 하지만, 정서와 분위기는 공화당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2030 표심 공략을 위해 해리스 후보는 두 젊은 여성에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미나 해리스와 엘라 엠호프다. 미나 해리스는 주요 정치적 고비 때마다 이미 이모의 결단을 이끌어 낸 조카이며,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25세 엘라 엠호프는 해리스가 남편(더그 엠호프)과의 결혼을 통해 얻은 딸이다. 두 젊은 여성은 해리스가 Z세대의 정서를 이해하고 다가가는 관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청년 유권자의 향방을 결정지을 가장 큰 변수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될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인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어(2억8,300만 명)가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합친 것보다 두 배 많다. 분석가들은 그가 9월이나 10월쯤 해리스 지지 선언을 내놓을 경우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 공 미국 루거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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