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펜실베이니아·코넬대 이어 총장 사임
봄 '친팔레스타인 시위' 강경 진압해 논란
"상충된 견해 극복 어려웠던 혼란의 시기"
네마트 미노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 컬럼비아대 홈페이지 캡처
미국 대학가의 친(親)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의 '진앙'으로 꼽혔던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대의 네마트 미노슈 샤피크 총장이 끝내 사퇴했다. '반(反)유대주의' 논란으로 아이비리그 총장이 사퇴한 건 하버드·펜실베이니아·코넬대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샤피크 총장은 이날 학내 시위와 분열된 캠퍼스 관리 방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는 서한에서 "(내 임기는) 우리 커뮤니티 전반에 걸쳐 상충되는 견해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혼란의 시기였다"며 "지금 이 시점에 내가 떠나는 것이 컬럼비아가 앞으로의 도전을 극복하는 데 가장 좋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1962년 이집트에서 태어난 샤피크 총장은 4세 때 미국으로 이주했고 36세에 최연소 세계은행 부총재에 올랐다. 이어 영국 국제개발부, 국제통화기금(IMF) 근무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런던정경대 총장도 지냈다. 컬럼비아대 총장은 지난해 7월부터 맡아 왔다.
샤피크 총장은 지난 4월 전국적인 대학가 시위를 불러일으킨 컬럼비아대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강경 대응했다. 미 하원 교육위원회 청문회에선 "반유대주의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언했고, 이후 시위대를 진압해 달라며 두 차례 뉴욕 경찰을 학교 안으로 진입시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수백 명이 체포됐다.
이에 그는 학생들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컬럼비아대 인문과학부 교수 등 교직원 투표에서 샤피크 총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리즈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은 지난해 12월 의회 청문회에서 '대학 내 반유대주의 표현을 징계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모호한 답을 내놨다가 정치권과 이른바 유대계 '큰손' 기부자들의 압박 속에 물러난 바 있다. 코넬대의 마사 폴락 총장도 지난 5월 관련 논란으로 사임했다. 이는 한동안 미 대학가 안팎에서 표현의 자유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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