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원 넘는 후원금 받아 잠적한 주인
보호자 구속 뒤 동물권 단체가 구조
추정 나이 14세…심장에 문제 생겨
치료비 명목의 후원금을 '먹튀'한 주인이 수감된 뒤 갈 곳을 잃었던 반려견 '경태'의 근황이 전해졌다.
13일 동물보호단체 사단법인 코리안독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경태는 지난달 28일 심장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경태는 심장 판막 문제로 피가 역류하면서 호흡에 문제가 생겨 치료가 필요했다.
몰티즈 종(種)의 유기견 경태는 2013년 택배기사인 A씨가 발견해 키우게 됐다. 분리불안 증세가 있던 경태를 위해 A씨는 2018년부터 트럭에 경태를 태우고 함께 배달을 다녔고, 조수석에 있는 경태의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며 유명해졌다. CJ대한통운이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할 정도였다. A씨는 이후 번식장에서 구조된 시츄 종의 '태희'도 입양했다.
하지만 A씨는 여자친구 B씨와 함께 '경태가 심장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애견인들로부터 6억 원 상당의 후원금을 받아 잠적했다. 이들은 돈을 채무 변제와 도박으로 탕진한 뒤 도망다니다 2022년 10월 붙잡혔다. 이후 기부금품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1심에서 A씨는 징역 2년, B씨는 징역 7년을, 항소심에서 A씨는 징역 1년 6개월, B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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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구속된 후 경태와 태희는 그대로 남겨졌다. 다행히 동물보호단체인 코리안독스에서 구조해 임시 보호처를 찾았지만 둘다 추정 나이 12세가 넘는 노견인지라 태희는 올해 먼저 숨졌다. 경태도 심장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으나 임시보호자와 후원자들 덕분에 지난달 28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6시간에 달하는 대수술은 성공했다. 경태는 나이에 비해 회복이 빨라 6일 만에 퇴원했다고 한다. 현재는 다시 임시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경태의 임시 보호자는 SNS 계정을 통해 "자기를 치료해주는 걸 아는 건지 잘 참고 견뎌서 노견이지만 회복이 빠르다고 한다"며 "경태를 위해 응원해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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