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매장 즐비한 성수동 중심가
10월부터 연말까지 '뉴:홈 전시실' 운영
지난해 1년치 홍보 용역비보다 더 투자
집값 치솟자 "공급 충분하다" 홍보전
패션 회사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서울 성수동 중심가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팝업 스토어(단기 매장)'를 낸다. 공공분양사업 ‘뉴:홈’ 홍보 전시실로, 운영비는 17억 원이 넘는다. 청년들에게 ‘주택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내겠다는 취지인데, 공공주택마저 건설 사업 기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마당에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4일 LH에 따르면 LH는 오는 8일부터 ‘뉴:홈 팝업 설치 및 운영 용역’ 입찰을 진행한다. 공고에 따르면 LH는 팝업 스토어가 즐비한 서연무장길에 연접한 396㎡ 규모 공간을 임대해 10월부터 연말까지 뉴:홈과 3기 신도시를 홍보할 계획이다. 외관을 독특하게 꾸미고 커피 등 식음료를 무료로 제공해 청년들의 방문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와 청년이 참여하는 주택정책 간담회를 열고 스타 유튜버, 청년 셀럽(유명인)과의 홍보 협업도 추진한다.
이번 용역에는 단일 매장 운영비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예산이 책정됐다. 설치·운영 용역비만 12억2,000만 원에 달하고 준비 기간을 포함한 대관료가 별도로 투입될 예정이다. 총액은 지난해 1년치 뉴:홈 홍보 용역비(10억2,500만 원)는 물론이고 2022년 발주된 3기 신도시 종합홍보 용역비(17억600만 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그만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H는 국토교통부와 전시 내용을 사전 협의해 정부 정책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LH는 전시실 기획 취지로 ‘청년층 눈높이에 맞는 맞춤 홍보로 청년층 주택정책 수혜를 확산하고 주택시장 안정화에 총력 대응하는 정책 대국민 공감대 형성’을 들었다. 특히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확실하게 늘린다는 정책 메시지를 비중 있게 담으라’고 강조했다. 국토부가 지난달 발표한 공급 확대 방안을 담으라는 주문이다. 국토부는 2029년까지 23만6,000호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래의 공급량을 홍보한다고 집값이 잡힐지는 미지수다. 공사비 상승 등 사업 여건 악화로 민간 사업장은 물론이고 공공 사업장마저 준공 시기가 줄줄이 밀린 전례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사전 청약을 받은 공공분양주택 가운데 본청약이 진행되지 않은 곳은 82개 단지, 4만3,510가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정부 판단과 달리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인허가와 준공 물량 모두 10년 평균치보다는 각각 13만여 호, 5만여 호 적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2023년 기준 준공 물량이 단기적으로 증가했으나 최근 10년 평균치보다 크게 줄어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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