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오른 北 방철미… 여자 복싱 결승 남북 ‘주먹 대결’ 성사되나

준결승서 중국 창위안 상대
임애지와 '시상대 우정'도 관심

북한 방철미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노스 파리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모로코 위다드 베탈을 꺾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북한 여자 복싱 간판 방철미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복싱 영웅’ 등극을 꿈꾼다. 임애지(화순군청)와 함께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 오르며 동메달을 확보한 방철미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밝힌 '파리 올림픽 금메달' 목표에 크게 한발 다가섰다. 임애지와 나란히 결승에 오를 경우 세계가 주목할 ‘남북 주먹 대결’이 성사된다.

방철미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위다드 베탈(모로코)에게 4-0(28-28 30-26 30-26 29-27 30-26)으로 판정승했다. 준결승전에서 패배한 두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주는 올림픽 복싱 규정상 동메달을 확보한 것이다. 북한의 올림픽 복싱 메달은 2004 아테네 올림픽 57㎏급 은메달 김송국 이후 20년 만이며, 여자 복싱에서는 정식종목 채택(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사상 첫 메달이다.

방철미가 준결승에 오르면서 임애지와의 결승 맞대결 가능성도 열렸다. 방철미는 준결승에서 중국의 창위안을, 임애지는 튀르키예의 해티스 아크바스를 상대한다. 금메달 의지가 큰 남북 복싱 영웅들의 결승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 빅매치’에 전 세계적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임애지로서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16강에서의 판정패 설욕 기회이기도 하다.

탁구 혼합복식에 이은 남북 선수 간 ‘시상대 우정’도 기대된다. 다섯 살 많은 방철미를 ‘언니’라고 불러 온 임애지는 이번 대회에서도 남북 결승 대결을 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철미 언니’와 임애지의 동반 동메달 확보로 시상대에서의 만남은 예고된 상태지만, 결승에서 ‘우정의 대결’의 펼친 뒤 시상대 기념사진을 남기는 게 더 큰 꿈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