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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회복제 좋아하는 당신..."피로를 회복하면 죽습니다"

입력
2024.08.03 1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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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교열팀장 노경아 '어른을 위한 말 지식'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막국수의 ‘막’은 ①아무렇게나, 함부로 만들었단 뜻일까 ②바로 지금 만들었단 뜻일까. 한약은 ①‘다려’ 먹는 것일까 ②‘달여’ 먹는 것일까. '심한 모욕 또는 참기 힘든 일'을 가리키는 건 ①곤혹일까 ②곤욕일까.

‘사흘’이 4일로, ‘우천 시’가 도시 이름으로 잘못 이해되는 실수가 흔한 요즘, 이런 문제는 너무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어른을 위한 말 지식’은 그런 문제들에 대한 답을 편안하고 다정한 글로 설명하는 책이다. '맞춤법·문법·띄어쓰기 공포증'이 있는 독자도 충분히 힘 빼고 읽을 수 있다. (위의 세 문제의 정답은 모두 ②이다.)

저자는 29년째 언론사 교열기자로 일하는 한국일보 노경아 교열팀장. 그는 생활 속 이야기, 드라마의 한 장면 등을 예로 들며 독자의 시선을 꼭 붙든다. 또 '구렛나루'와 '구레나룻', '욱여넣다'와 '우겨넣다'처럼 맞춤법이 헷갈리는 단어들을 주제로 한 퀴즈 풀이 코너, 기후, 의학용어, 감정, 색깔 등 다양한 분야의 우리말을 알려주는 코너를 책 곳곳에 배치해 지루할 틈이 없게 한다. '피로는 해소하는 것이지 회복하는 것이 아니다. 피로를 회복하면 죽는다'는 대목처럼 유머도 등장한다.

어른을 위한 말 지식∙노경아 지음∙라이프앤페이지 발행∙292쪽∙1만8,500원

어른을 위한 말 지식∙노경아 지음∙라이프앤페이지 발행∙292쪽∙1만8,500원


말과 글에는 쓰는 이의 마음과 사고방식, 사회가 공유하는 인식, 시대정신 등이 담기기 마련이다. 말과 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장애우’라는 말이 버릇없고 예의에 크게 어긋난 표현이라는 지적을 읽은 뒤엔 이를 쓰지 않게 될 것이다. '막장'이 광부들이 목숨을 걸고 일하는 탄광 갱도의 막다른 곳이란 뜻을 알면 ‘막장 드라마’나 ‘막장 국회’라는 말을 쓰기 어려워진다. 무심코 쓰는 단어와 표현에 무수히 많은 지식과 다층적 의미가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책은 일러준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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