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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리스, 인도계라더니 갑자기 흑인 돼"… 또 인종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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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리스, 인도계라더니 갑자기 흑인 돼"… 또 인종 공격

입력
2024.08.01 09:34
수정
2024.08.01 13:49
0 0

흑인이면서 인도계인 해리스 가리켜
"인도계라고만 홍보하더니 흑인 변신"
청중 야유… "인종적 폄하" 비판 봇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 참석해 사회자 레이첼 스콧 ABC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 참석해 사회자 레이첼 스콧 ABC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종을 빌미로 경쟁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해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과 다른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P "트럼프, 허위 사실로 해리스 공격"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가리켜 "그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했다. 나는 몇 년 전 그가 갑자기 흑인으로 변신하기 전까지는 그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그는 흑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한다"며 "그가 인도계인지, 흑인인지 나는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인도계였는데, 갑자기 흑인으로 돌아섰다. 누군가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을 '허위 사실에 기반한 공세'라고 지적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도계인 동시에 흑인이다. AP는 "해리스는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며 "해리스는 학부 시절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흑인 대학교 중 하나인 하워드대에서 흑인 여학생 연합에 가입했고, 상원의원 시절에는 의회 내 흑인 연합 일원으로서 동료들의 투표권 강화와 경찰 개혁 법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인도계 정체성만 강조해 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을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백악관 "혐오스럽다... 모욕적 발언"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문제의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자 "혐오스럽다"며 "모욕적 발언이고, 아무도 타인에게 그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규정할지 말할 권리가 없다"고 답했다. 흑인인 잔피에어 대변인은 해당 질문을 듣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와우"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유서 깊은 흑인 소유 레스토랑 파스칼스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유서 깊은 흑인 소유 레스토랑 파스칼스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 공격'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그는 공화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인도계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인종차별적 공격을 일삼아 왔다. 이러한 트럼프 전 대통령 초청을 두고 NABJ 내에서 강한 반발이 일기도 했다.

트럼프, '인총차별 발언' 질문에 "끔찍한 가짜뉴스"

이날 토론회 사회자를 맡은 레이첼 스콧 ABC뉴스 기자는 행사 시작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주 무례하다"고 거듭 불만을 표한 뒤, ABC를 "끔찍한 가짜뉴스 방송"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에게 이 자리는 그가 끌어들일 수 있다던 흑인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며 "하지만 그는 대신 (해리스) 부통령을 명백히 인종적 용어로 폄하했다"고 꼬집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는 (해리스 비하 발언 직후) 1,000여 명의 청중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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