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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1등은 없다...하반기 자동차, 왕좌를 노린 경쟁 치열해진다

입력
2024.08.09 04:30
수정
2024.08.09 04:5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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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SUV 판매 감소 속 중형 SUV만 16.6% 증가
중형 SUV 1·2위 쏘렌토·싼타페에 KGM·르노코리아 도전
KGM 독점 픽업 트럭 시장에 콜로라도·타스만 반격

KGM이 공개한 액티언 옆면 모습 이미지. KGM 제공

KGM이 공개한 액티언 옆면 모습 이미지. KGM 제공


소수 인기 모델 쏠림 현상이 강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올해 하반기 터줏대감과 새내기의 흥미로운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상반기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두고 1·2위 현대차·기아에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가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으며 반격에 나선다. 반면 픽업트럭 차종에서는 1위 KGM에 대항해 기아, 한국GM 등의 공략이 거세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KGM·한국GM·르노코리아)의 중형 SUV는 모두 12만1,457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10만4,127대)에 비해 16.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들 5개사의 상반기 SUV 판매량을 살펴보면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체 차급 중 유일하게 중형만 성장했다. 이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인기 모델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기간 대형 SUV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7%, 소형 SUV는 10.8% 각각 감소했고 준중형과 경형 SUV도 각각 7.7%와 2.6% 판매가 줄었다.

상반기 국내 중형 SUV 판매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쏘렌토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단일 차종으로 가장 많은 4만9,588대가 팔렸다. 이 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인기를 끌며 전년 대비 35.6% 판매가 늘었다. 지난해 8월 나온 싼타페도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3만9,765대가 판매돼 쏘렌토 다음으로 많이 팔린 중형 SUV로 기록됐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서울 성동구 르노 성수 전시장에 전시된 모습. 르노코리아 제공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서울 성동구 르노 성수 전시장에 전시된 모습. 르노코리아 제공


도전자들은 시작부터 예상 밖 돌풍을 보이며 하반기 만만치 않은 경쟁을 예고했다. 14년 만에 돌아온 KGM의 SUV 액티언은 지난달 15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첫날에만 1만6,000대 신청이 몰렸고 10여 일 만에 4만 대 예약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액티언은 KGM이 쌍용차 시절이던 2005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쿠페형 SUV로 2010년 말 단종됐지만 8월 중형급 SUV 신형 모델로 재출시된다.

앞서 6월 27일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 그랑 콜레오스도 초반 예상 밖 호응이 쏟아졌다. 출시 이후 사전 예약을 받은 결과 8,000대 접수를 넘겼고 가격(3,495만 원부터 시작)을 공개한 이후에도 경쟁 모델과 비교해 꽤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 SUV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담으면서 소비자들에게 연비도 챙기고 출력도 부족하지 않은 '탈 만한 차'로 인식되고 있다"며 "신차들의 초반 인기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공수 바뀐 픽업 트럭 시장

기아 타스만 위장막 모델이 6월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전시돼 있다. 기아 제공

기아 타스만 위장막 모델이 6월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전시돼 있다. 기아 제공


픽업트럭 시장도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픽업 트럭 1위는 KGM 렉스턴 스포츠(6,553대)였다. 상반기 픽업 트럭 전체 판매 대수가 7,350대라 렉스턴 스포츠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하반기 등장할 기아 타스만, 쉐보레 콜로라도 등이 바람을 일으킬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기아는 6월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타스만의 전용 위장막 모델을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2025년 상반기 국내에 정식 출시하고 호주, 아프리카, 중동 시장에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는 국내에서도 캠핑, 낚시 등 레저를 위한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소비자들 중심으로 픽업 트럭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쉐보레는 7월 15일 출시한 픽업트럭 올 뉴 콜로라도가 국내 출시 하루 만에 준비한 물량 400대가 매진됐다고 전했다. 업계는 국내 연간 수입 픽업 트럭 판매량이 약 1,000대이기 때문에 이런 초반 흥행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신형 콜로라도는 3세대 완전 변경 모델인 데다 첨단 기술이 많이 들어 있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 비해 한국은 픽업 트럭 시장 규모가 아직 작기 때문에 기아 타스만이 국내에서 3만~5만 대 정도 팔리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픽업 트럭뿐만 아니라 중형 SUV 등에서 다양한 모델이 등장하면 기존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현상보다는 자동차 시장 자체를 더 키우는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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