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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밥캣·로보틱스 합병 예정대로 간다…"시장 가치 밸류업 확신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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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밥캣·로보틱스 합병 예정대로 간다…"시장 가치 밸류업 확신하니까"

입력
2024.07.26 06: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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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반발에도..."주주총회 통과 외에 대안 없어"
금감원 정정 요구엔 "공시후 통상 절차, 철회 안 될 것"
"두산로보틱스 유상증자로 밸류업, 합병 가능..." 지적도

두산그룹 기업 이미지(CI). 두산그룹 제공

두산그룹 기업 이미지(CI). 두산그룹 제공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합병하겠다는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룹 측은 "양사의 장기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를 확신하고 내린 결정"이라며 "시장 평가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1일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이전하는 사업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안정적 '캐시 카우'(현금창출원)인 밥캣의 자본 거래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거의 1대 1로 평가 받았다는 측면에서 일부 소액주주의 반발이 일었다. 두산밥캣은 상장폐지되고 이 회사 주주들은 주식매수 청구권인 5만459원에 주식을 팔거나 두산밥캣 주식 한 주당 로보틱스 주식 0.63주를 건지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오너 이익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두산이 지분이 더 많은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산밥캣을 편입시키면 현금 흐름상 오너 측 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24일 금융감독원이 두산로보틱스가 15일 제출한 '합병'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정정 요청을 했다고 공시하면서 시장에서는 합병안이 두산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두산로보틱스·밥캣 묶어야 사업상 시너지"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안. 두산그룹 제공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안. 두산그룹 제공


하지만 두산그룹 측은 "합병으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모두 장기적으로 밸류업 할 것으로 믿고 이사회를 통과한 안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조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소형 건설기계 제조사인 두산밥캣을 원전 발전 기기 제조사인 두산에너빌리티보다는 로봇 제조사인 두산로보틱스와 묶어야 사업상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취지다.

소액주주 반발을 고려해 두산그룹이 합병 비율을 조정하는 대안도 현행법에 따르면 불가능하다. 상장사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병 또는 주식 교환을 할 때 주가 기준으로 주식 가치(합병가액)를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불법이다.

때문에 두산그룹은 이번 합병안이 9월 25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든지 아니든지 둘 중 하나밖에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그룹은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그룹 측은 "정정요구에 합병 비율에 관한 내용은 없다"며 "합병 공시 후 통상 절차"라고 밝혔다. 금감원 요구에 맞게 정정하면 합병 관련 증권 신고서가 철회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합병의 목적이 오너 이익의 강화가 아닌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의 밸류업에만 있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두산로보틱스의 밸류업이 필요하다면 오너 지분을 희석하더라도 유상 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면 되지 않냐"며 "사업상 두산밥캣과의 합병이 필요한 경우에도 이 자금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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