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개봉하는 '파일럿'
김한결 감독 "촬영 현장서 많이 웃었다"
조정석·이주명·한선화 연기력 칭찬
'파일럿'에는 예능 마니아들에게 친숙한 얼굴들이 등장한다. 방송인 유재석과 조세호다. 김한결 감독은 두 사람의 말맛 넘치는 연기를 칭찬하며 "'왜 이분들이 지금까지 영화에 안 나왔지' 싶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김한결 감독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파일럿'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를 선보였던 김 감독은 약 5년 만에 극장가를 찾게 됐다. 그는 "좋은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좋은 분들을 좋은 기회에 만나서 감사하다. 무사히 개봉까지 하게 돼 기쁘다"면서 행복한 마음을 내비쳤다.
코미디 장르의 '파일럿'은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물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촬영을 할 때부터 많이 웃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웃음이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배우들이) 재치 있는 해석을 해 주셔서 웃음이 났다. 대본에 있는 그대로 구현했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매력적으로 구현해 주시니까 재밌어서 숨 넘어갈 듯 웃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많이 웃으면 운다. 현장에서 많이 울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를 울게 만들었던 부분은 면접 장면이다. 김 감독은 "면접 장면에서 (조정석이) 넘어질 줄 몰랐다. '감독님, 나 한번 돌게' 하더라. '그렇게 하시겠구나' 했는데 쾅 넘어지시니 재밌었다. 컷을 못했다. 내가 울면서 말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웃음 가득했던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자신이 조정석의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말했다. '질투의 화신'을 본 뒤 조정석이 배우로서 가진 매력에 푹 빠졌단다. 김 감독은 "('질투의 화신'을) 끝까지 단숨에 몰아서 봤다 .몸을 자유롭게 잘 쓰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대사와 대사 사이, 표정으로라도 빈 부분을 채우려 하는 부분이 영리하고 재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일럿'을 하면서도 '인간의 깊이 있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주시는 분이구나' 싶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이주명에 대해서는 "전에도 조심스럽게 이 표현을 썼다. 배우로 바라봤을 때 좋은 마스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모든 경우를 알진 못하지만 배우가 트레이닝을 하거나 연기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더라. 그런데 (이주명은) 내추럴하게 동물적으로 소화한다고 들었다. 따로 연기 수업을 들은 적이 없다고 알고 있다. (캐릭터를) 구현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몰입도 있게 잘 표현하더라"고 말했다. 이주명의 성실함 역시 김 감독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이주명이) 내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했다. '되게 열심히 한다' 싶었다. 흡수가 빠르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선화는 코미디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 감독은 "'술꾼도시여자들'에서 (한선화의) 연기가 인상적이어서 모시고 싶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만나 뵀을 때도 만족스러웠고 즐겁게 촬영했다. 준비를 많이 해 오셔서 짜임새 있게 연기하는 스타일일 거라고 추측했는데 현장에서 동물적 감각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환경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시더라"고 말했다. 칠순 잔치 장면에서 한선화의 활약은 김 감독을 감탄하게 했다.
극 중 한정우는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다. 김 감독은 "'일반인이 출연하는 호감도 높은 방송이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측이) 지나가는 노인분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하는 모습이 우리 영화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이 프로그램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진행자인 유재석 조세호도 '파일럿'에 출연해 연기에 도전했다. 김 감독은 "두 분(유재석 조세호)께서 연기하시며 재밌는 애드리브도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말맛 있게 연기를 잘해주셔서 놀랐다. '왜 이분들이 지금까지 영화에 안 나왔지'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과 호흡을 맞춰 탄생한 '파일럿'은 김 감독이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었다. 그는 "단편영화를 할 때는 내가 감독이고 제작사고 투자사다. 그러다 보니 내 생각을 구현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상업 영화 현장에 나와 보니 프로인 분들이 모여 계신다. 그분들한테 많이 배운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주변 사람들에게 "장르가 공포든 스릴러든 SF든 그 이야기 자체가 새롭고, 재밌고, 개연성 있고, 깊이가 있다면 잘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는 말을 한단다. 이 이야기를 전한 그는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감독으로서 끝없이 정진해야겠다는 마음이다"라고 열정을 드러냈다. '가장 보통의 연애'로 사랑받았던 김 감독이 '파일럿'을 통해 얻을 반응에도 기대가 모인다.
한편 '파일럿'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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