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 오토바이에 치여 뇌사... 100여 명 돕고 '별'이 됐다

운동하다 건널목서...뇌사상태 빠져
장기·인체조직 기증, 100여 명 도와

지난달 7일 신호위반 오토바이에 부딪쳐 뇌사상태에 빠진 뒤 장기·조직 등을 기증한 임영수(왼쪽)씨의 생전 모습. 한국장기기증조직원 제공

건널목에서 신호 위반 오토바이에 치여 뇌사 상태가 된 전직 교직원이 100여 명의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기증조직원은 "지난달 24일 고려대학교 구로 병원에서 임영수(72)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전한 뒤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22일 밝혔다.

장기기증조직원에 따르면 임씨는 같은 달 7일 아침 운동 중 건널목에서 신호를 위반한 오토바이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임씨는 가족의 동의하에 뇌사 장기 기증으로 신장(좌) 및 안구(좌, 우)를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환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임씨는 현재는 사라진 이화여대 동대문병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임씨가 대학 병원에서 오랜 시간 일하며 2014년 기증 희망 등록을 했고,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왔다고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기증을 실천해 준 기증자님과 가족분들은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린 영웅"이라면서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