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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법원, '간첩 혐의' WSJ 기자에 징역 16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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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법원, '간첩 혐의' WSJ 기자에 징역 16년 선고

입력
2024.07.19 23:55
수정
2024.07.2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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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 반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지난달 26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법정 내 유리 케이지 안에 서 있다. 예카테린부르크=AP 뉴시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지난달 26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법정 내 유리 케이지 안에 서 있다. 예카테린부르크=AP 뉴시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1년 넘게 구금돼 있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기자에게 징역 16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의 스베르들롭스크지방법원은 간첩 혐의로 기소된 WSJ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33) 기자에게 이날 징역 16년형을 선고했다. 러시아 검찰은 지난달 시작된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한 재판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지시를 받고 군수 업체 우랄바곤자보드의 기밀 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WSJ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치스럽고 거짓된 이번 판결은 게르시코비치가 언론인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내려졌다"며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고, 그가 석방될 때까지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출신 미국인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냉전 종식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기자다.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인 그는 지난 6년간 러시아에서 취재 활동을 해 왔다. 지난해 3월 취재 차 찾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된 지 한 달 만에 기소됐고, 지금까지 1년 4개월간 구금 생활을 해 왔다. 미국 국적을 취득해 WSJ 기자가 되기 전에는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모스크바타임스에서 일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미국과의 수감자 맞교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간첩 혐의는 매우 민감한 분야여서 대답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7일 유엔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정보 당국이 수감자 교환 문제로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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