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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총알, 4분의 1인치 차이로… 신은 내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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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총알, 4분의 1인치 차이로… 신은 내 편이었다"

입력
2024.07.19 21:00
수정
2024.07.19 21:35
0 0

총격 사건 이후 처음 공개 언급
희생자 유품 방화복에 입맞춤도
NYT "매끈한 정치극으로 재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행사장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며 지난 13일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숨진 코리 콤페라토레의 방화복을 가리키고 있다. 콤페라토레는 지역 의용소방대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50대 남성이다. 밀워키=AP 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행사장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며 지난 13일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숨진 코리 콤페라토레의 방화복을 가리키고 있다. 콤페라토레는 지역 의용소방대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50대 남성이다. 밀워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통해 지난 13일 유세 중 피격당한 사건과 관련해 "총알이 4분의 1인치(6.35㎜) 차이로 비껴갔다. 신은 내 편이었다"고 밝혔다.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격 경험, 고통 때문에 두 번은 말 못할 것"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행사장인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른쪽 귀에 붕대를 붙인 채 연단에 등장한 그는 연설 초반부에 "많은 이들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고 물어왔다"며 피격 사건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경험을 얘기하는 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두 번은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 묘사가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따듯하고 아름다웠던 늦은 오후였다. 음악이 흘러나왔고, 내가 무대에 올라가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고 피격 직전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나는 (연설 중) 불법 입국자 통계 차트를 보기 위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때 뭔가 내 오른쪽 귀를 세게 쳤고, 귀를 감싼 오른손은 피범벅이 됐다"고 피격 순간을 회상했다. 연설 도중 그는 직접 머리를 돌려 보이며 당시 자신의 행동을 재연하기도 했다. 그 순간, 행사장 내 대형 스크린에는 13일 사건 당일,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모습이 띄워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 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오른쪽 귀에서 피가 흐르는 상태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연단을 내려가고 있다. 버틀러=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 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오른쪽 귀에서 피가 흐르는 상태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연단을 내려가고 있다. 버틀러=AP 뉴시스

"고개 안 돌렸다면 이 자리에 없어... 신의 은총"

극적인 스토리에 청중은 환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 이 자리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자, 당원들은 "아니요, 당신은 있어야 해요"라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능하신 신의 은총으로 살아남았다"라고 화답하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큰 함성 소리도 터져나왔다.

연설 중간,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13일 총격 사건의 유일한 사망자인 전직 의용소방대장 코리 콤퍼라토레(50)의 헬멧과 방화복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또 유족을 위한 후원금을 받았다며 100만 달러(약 13억8,800만 원) 수표도 꺼내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찔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풀어냈지만, 미 언론들의 평가가 호의적이진 않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연설 첫 15분에 의도적으로 초반부터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해 (자신이) 죽을 뻔했던 상황을 정치적 연극으로 매끈하게 재연했다"고 짚었다. '드라마틱하게 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화법을 꼬집은 것이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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