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9년 내 최악'

2015년 통계 편제 이후 연체율 최고
저축은행 고정이하여신도 역대 최대
한은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낮아"

게티이미지뱅크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2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저축은행 고정이하여신(NPL)은 최근 1년간 급격히 몸집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비은행 금융회사가 건설업, 부동산업에 빌려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7.42%, 5.86%를 기록했다. 한은의 금리인상 기조가 본격화한 2022년 2분기 대비 4.5배, 4.2배씩 뛴 결과, 통계 편제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건설업 연체율 2.2배, 부동산업은 1.9배 증가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 보험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연체율을 합산한 결과다.

두 업권에 대한 저축은행 NPL 비율도 9년 내 최대를 기록했는데 증가세도 가팔랐다. NPL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이다. 2022년 2분기 2.01%였던 저축은행의 건설업권 NPL은 1분기 19.75%로 9.8배 뛰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 NPL 비율도 2.38%에서 14.26%로 6배 증가했다. 양 의원실은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2013년 건설업종 NPL 비율이 30%를 웃돌았다"며 "당시 수준에 빠르게 근접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1분기 은행권의 건설업, 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율은 1.01%, 0.24%다. 비은행권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각각 7년 6개월, 5년 만에 높은 수준이다. 은행과 비은행을 합한 전금융권 건설업, 부동산업 기업대출 잔액은 증가세를 지속해 1분기 건설업 116조2,000억 원, 부동산업 500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 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율. 그래픽=신동준 기자

다만 한은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지난달 '6월 금융안정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최근 연체율이 올라간 것은 대출 만기 연장을 부실로 인식하는 등 위험 관리를 강화한 측면도 있다. 사업성이 재평가되면서 당분간 연체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 사업장에 대한 대출이 늘어나고 부실채권 매·상각도 적극적으로 진행되면 추후 연체율은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