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부지·정비 착수 2년 만에
주 행사장 변경 방안 검토
주민들 "사기 행정" 분통
반발 일자 "둘 다 활용 취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대체 어디에서 열릴까?"
전남 여수시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섬박람회) 주 행사장을 돌산 진모지구로 결정하고 전시 콘텐츠 기획과 구성, 정비 등까지 추진하다가, 돌연 여수엑스포컨벤선센터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돌산 진모지구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인데, 행사를 준비하던 지난 수년간 시가 주 행사장 접근성도 따져보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8일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조직위)에 따르면 시 등은 이달 말쯤 세계섬박람회 개최 장소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와 조직위는 6월말 주 행사장을 교체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 수렴을 통해 이달 말까지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설익은 계획이 공개되면서 지역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발단은 정기명 여수시장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었다. 정 시장은 이날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를 리모델링해 돌산 진모지구 대신 주 행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완전히 옮길 것인지 병행할 것인지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엑스포컨벤션센터를 주 행사장으로 활용할 경우 접근성이 좋아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기반 시설 공사를 하지 않아도 돼 예산 절감 효과까지 있다는 얘기다. 지난 5월 29일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에 참여한 조직위 관계자들이 "섬박람회도 엑스포컨벤션센터를 개최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다.
실제 돌산 진모지구에서 섬박람회가 열리면 전기, 상하수도, 배수로 공사 등 120억 원 가량이 소요되지만, 엑스포컨벤션센터를 활용하면 리모델링 비용 등 85억 원만 필요해 예산이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엑스포컨벤션센터 운영권을 넘겨받은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공공 행사를 치를 경우 임대료를 50%만 받겠다"고 밝혀 42억 원만 들여도 행사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섬박람회가 최종 확정된 것은 지난 2021년 8월로 시는 이미 지난해 4월 24억 원을 투입해 진모지구 정비 공사에 착공했다. 또 진모지구를 중심으로 32일간 치를 총 472개의 세부 프로그램까지 발표했다. 지난 3년에 걸쳐 수십억 원의 예산과 행정력을 쏟아부은 셈이다. 특히 당장 올 하반기부터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하는 등 계획대로 진행해도 시일이 빠듯한 상황인데 부랴부랴 행사장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뒷북 행정이란 비판이 거세다.
갑작스러운 주 행사장 변경 계획에 돌산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일 돌산 주민들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주제관 이전 돌산주민반대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여수시가 돌산 주민들에게 전세 사기를 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반발이 확산하자 정 시장은 "주 행사장은 진모지구로 하되 세계박람회장도 활용하자는 취지"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조직위 관계자도 "주 행사장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던 사안"이라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이달 말까지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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