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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열두 번은 생각하는 곳" 세계 누빈 강익중 작가가 40년 만에 돌아온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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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열두 번은 생각하는 곳" 세계 누빈 강익중 작가가 40년 만에 돌아온 고향

입력
2024.07.16 15: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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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 청주시립미술관서 회고전
청주 풍경 상징하는 대형 설치작과
'3인치 캔버스' '삼라만상' 대표작 망라

강익중 작가가 4일 충북 청주시 청주시립미술관에서 통합 청주시 출범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청주 가는 길: 강익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작품 '내가 아는 것', '그리운 내 고향'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강익중 작가가 4일 충북 청주시 청주시립미술관에서 통합 청주시 출범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청주 가는 길: 강익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작품 '내가 아는 것', '그리운 내 고향'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자기소개서'라는 시에서 '고향은 청주/하루에 열두 번쯤 생각합니다'라고 썼는데, 이게 제겐 아주 중요한 마음이에요."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특별상을 받았던 강익중(64) 작가는 세계 무대에서 공공예술의 지평을 넓힌 인물이다. 특히 가로세로 3인치(약 7.6㎝) 캔버스의 그림을 수천수만 개 모아 설치하는 작업과 국제적인 공공예술 프로젝트로 유명한 강 작가가 올해로 창작 활동 40주년을 맞았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두고 국경을 넘나들며 민족, 평화, 세계를 이야기해 온 그가 40년 작품 세계를 되돌아보는 회고전 '청주 가는 길'을 여는 곳으로 낙점한 곳은 고향인 청주였다.

청주의 상징 '무심천'과 '우암산' 펼쳐진 미술관

4일 강익중 작가가 충북 청주시 청주시립미술관 오픈홀에 설치된 작품 '무심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주=이혜미 기자

4일 강익중 작가가 충북 청주시 청주시립미술관 오픈홀에 설치된 작품 '무심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주=이혜미 기자

충북 청주시 청주시립미술관 1층에 들어서자마자 청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무심천'을 표현한 대형 목재 작품이 설치돼 있다. 오픈홀 계단의 절반 위를 목재로 덮어 마치 흘러내리는 하천을 연상시킨다. '무심천'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는 청주의 진산인 '우암산'을 상징하는 나무 조각 수천 개가 벽면에 붙어 있다. 우암산은 '양'이면서 아버지를, 무심천은 '음'이면서 어머니를 상징한다. 이 두 작품은 청주를 상징하는 동시에 작가가 추구하는 화합의 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작가의 40년 대표작 한자리에

높이 10m 대형 전시장에는 3,000여 개 글자로 구성된 문장이 빼곡하게 차 있다. 작가가 2001년부터 해 온 대표적인 '한글 프로젝트'인 '내가 아는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처음이라 전문가가 없다.' '이 세계는 육차원이다.' 강 작가가 시처럼, 일기처럼 한 줄씩 써 온 문장을 정사각형 타일에 한 글자 한 글자 써서 모았다. 실내 공간에서 이 정도 대규모 설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청주시립미술관의 '청주 가는 길: 강익중'에 작품 '삼라만상', '해피월드'가 설치된 전시장 전경. 청주=뉴시스

청주시립미술관의 '청주 가는 길: 강익중'에 작품 '삼라만상', '해피월드'가 설치된 전시장 전경. 청주=뉴시스

'3인치 작가'라는 명성을 가져다준 '해피월드'와 '삼라만상'은 작가의 대표작이다. 강 작가는 뉴욕으로 처음 유학 갔던 1984년에 하루 12시간씩 델리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을 공부했다. 그림을 그릴 시간이 없어 가로세로 3인치 정사각형 캔버스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그림을 그렸다. 작가를 대표하는 3인치 캔버스에 1만여 개의 오브제와 그림으로 이뤄진 대규모 설치 작품이 전시장에 구현돼 있다. 강 작가는 바로 이 '3인치 작품'으로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청주 찍고 다음 행선지는?

40년 동안 '상생과 통합'을 열쇳말로 세계에서 활약한 강 작가의 다음 행보는 어디일까. 고향인 청주에서 전시가 끝난 다음 달인 10월, 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로 향한다. 국제 미술 전시인 '포에버 이즈 나우' 전시를 위해서다. 2021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 전시에 한국 작가가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강익중 작가는 외벽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부른 '아리랑'의 가사를 한글, 상형 문자, 아랍어, 영어로 직접 쓰고 그린 신작 '네 개의 신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청주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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