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하면 국방기업 취업 결정되는 학과
2028년까지 10개 설치... 석·박사 배출도
인근 조성될 국방국가산단과 시너지 기대
기술인력, 품질인증 수요에 대응할 계획"
"국방산업(군수산업)에 종사할 석·박사급 인재가 매년 200명씩 배출될 거에요. 그리고 졸업생들이 지역 우수 기업에 취업하도록 유도해 정주율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고요. 지역 특색에 맞게 국방산업 특화 대학으로 탈바꿈할 계획입니다."
충남 논산시에 있는 건양대가 4년 뒤 K국방 산업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달 27일 건양대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용하 총장은 이 목표에 따라 "입학과 동시에 지역 내 국방 관련 기업에 취업이 결정되는 학과 10개를 2028년까지 설치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건양대는 육군과 협약을 맺어 군사학과를 개설한 국내 8개 대학 중 하나다. 군사학과 입학생은 졸업 후 모두 육군 소위로 임관한다. "우리 학교는 2010년대부터 군사학과를 중심으로 인재를 길러왔고, 군사과학연구소를 세워 기술개발 역량을 높였다"고 김 총장은 소개했다.
14년째 국방 분야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건양대가 국방산업 특화 대학으로 변신을 꾀하려는 배경엔 국방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올 초 국토교통부는 이 학교 남쪽 약 6km 지점에 87만㎡ 규모의 국방국가산단 조성을 승인했다. 무기를 뺀 모든 군수품을 생산하게 될 국내 유일의 이 산단에는 182개 업체가 입주 의향을 밝혔다.
김 총장에 따르면 국방국가산단 필요성은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들이 약 10년 전부터 지자체에 제안해왔다. "육군항공학교, 육군훈련소 등 군 시설이 밀집한 논산 인근에 관련 기업이 집적한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군수산업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건양대는 국방국가산단에 필요한 인재 양성 계획을 일찌감치 구체화했다. 먼저, 졸업 후 산단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를 2028년까지 10개로 확대한다. 현재는 군사학과 등 2개 학과만 계약학과로 운영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지금 60명 수준인 계약학과 재학생은 4년 뒤 재학생의 약 10%인 510명으로 증가한다. 김 총장은 이들을 중심으로 2029년부터 매년 건양대 졸업생의 절반이 국방국가산단 기업에 취업해 지역에 정착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건양대의 K국방산업 인재 양성 계획 자료: 건양대
계획 | 내용 |
---|---|
계약학과 설치 수 |
2023년 2개 → 2028년 10개 |
계약학과 재학생 수 | 2023년 60명 → 2028년 510명 |
국방 연구개발 인재(석· 박사) 배출 | 2023년 21명 → 2028년 200명 |
취업률 | 2022년 77.7% → 2028년 84% |
정주율 | 2022년 28.9% → 2028년 50% |
국방산업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재도 지난해 21명에서 단계적으로 늘려 2028년엔 200명가량 배출할 계획이다. 김 총장은 "국방국가산단 기업들에 필요한 첨단소재, 군용 반도체, 자율주행, 사이버 보안 등에 특화한 기술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방국가산단에서 생산한 물품을 군에 납품하려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김 총장은 이 산단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학내에 기업을 지원하는 품질인증센터 설립도 준비 중이다. "같은 핀셋이라도 의료용의 품질 기준은 일반용보다 훨씬 높다. 군수품도 마찬가지다. 건양대의 연구개발 역량을 투입해 인증센터가 산단 입주기업에 등대 같은 역할을 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런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건양대는 교육부에 '글로컬 대학30' 사업 참여를 신청했다. 비수도권 대학을 지자체, 기업과 연결시켜 정주율을 높이고 지역 소멸을 막는 이 사업에 선정되면 5년간 중앙정부 등에서 1,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현재 건양대는 예비 지정을 받은 상태다. 김 총장은 "국방국가산단 생태계가 성장하면 졸업생들은 자연스럽게 산단에 필요한 인재로 활동하며 정착하게 될 것이고, 그들의 정주 여건 또한 개선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논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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