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동원 서북도서 정례 해상사격훈련
2017년 8월 이후 6년 10개월 만
"꽃게 조업 차질 빚을까" "관광객 줄까" 걱정
"꽃게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조업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네요." "관광객 줄면 어쩌나요?"
'9·19 남북군사합의'로 중단됐던 서북도서 정례 해상사격훈련이 약 7년 만에 재개된 26일. 섬 주민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는 이날 오후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에선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 총 290여 발이 남서쪽 공해상을 향해 발사됐다. K9 등을 동원한 서북도서 정례 해상사격훈련은 2017년 8월 이후 6년 10개월 만이다.
옹진군은 이날 오전 11시쯤 '오후 2시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우리 군이 해상사격 예정이다. 주민과 방문객들은 야외활동을 자제 바라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권고한다'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백령면과 연평면 면사무소도 군 당국의 요청을 받고 '유사시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하라'는 마을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군 당국은 주민 대피 안내조도 배치했다.
백령도와 연평도 주민들은 평온함을 유지하면서도 남북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데 따른 불안감도 표시했다. 백령도 주민 심효신(60)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주민들은 익숙하지만 오후 2시부터 1시간 넘게 시내에서도 포 소리가 들리고 대피 안내 방송도 나오면서 섬 방문객들이 불안했을 것"이라며 "당장 관광객이 줄어들 텐데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K9 자주포 등 사격이 이뤄진 연평도 주민들은 집 안에서도 "쿵" 하는 사격훈련 소음과 진동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연평도 한 주민은 "섬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바다 건너 얘기겠지만 우리에게는 눈앞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라며 "봄 어기 꽃게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조업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방사 관계자는 "오늘 해상사격훈련은 연례적·방어적 훈련"이라며 "오늘 이후에도 정례적 사격훈련을 통해 화력 운용 능력 향상과 군사 대비 태세의 완전성 제고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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