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유튜버 채널에 올라온 영상
종로 구경하는 여성에 "다이어트해"
누리꾼 "선 넘는 발언, 창피해" 비판
외모 품평 만연한 국내 문화 성찰도
길거리의 노인이 한국에 사는 미국인 여성을 향해 "다이어트 하라"며 무례한 발언을 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다.
23일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은 '미국에서 이러면 맞아 죽어... 무례한 한국 사람에 대처하는 대한미국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 여성 제나가 서울 종로구의 한 거리를 걷다 겪은 일이 담겼다.
제나는 유튜버 윤희철과 함께 광장시장과 인근을 구경하며 길거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노인들을 만났다. 그러던 중 마술 용품 등을 팔던 한 남성이 제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으며 접근했고, 제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답했다.
다이어트 강권하며 '지구가 무거워' 소리쳐
남성은 "다이어트, 유 원트(You want)?"라고 영어를 섞어 말하며 물건 소개에 나섰다. 제나가 "아니요"라고 답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발언을 이어갔다. 남성은 "다이어트? 베리 이지(very easy)" "원 먼스(1개월), 5㎏ 아웃(out), 6개월에 30㎏ 아웃" 등 말을 하며 제나를 향해 계속 체중 감량을 권했다. 윤희철이 제나를 데리고 자리를 뜨려 하자, 남성은 끝까지 "아가씨, 이거 해야 돼. 살 안 뺄 거야? 지구가 무거워"라고 소리쳤다.
자리에서 벗어나며 윤희철은 "어른들이 무례한 줄 모르고 한 말"이라며 수습했다. 그러자 제나는 "돈 벌려고 하는 말이니 이해한다"며 "기분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대놓고 '살 빼야 한다'고 말하면 맞아 죽는다"며 "(한국에서는) '살 빼면 너 진짜 예쁘겠다'를 칭찬처럼 웃으면서 이야기하더라"라고 꼬집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노인을 향해 "나라 망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영상에는 "반말에 말도 안 되는 충고까지 선을 넘었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는 게 창피하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들었다고 해도 용납할 수 없는 발언" 등 분노하는 댓글이 달렸다.
외모 평가 일상적인 한국 문화 성찰도
외모 품평이 일상적인 국내 문화를 성찰하는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노인의 발언 수위가 유독 지나쳤을 뿐, 우리도 평소 타인에게 '살이 빠졌다' '살이 쪘다'는 말을 자주 하지 않느냐"며 "외모 관련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살 빼면 예쁘겠다'는 말을 칭찬이라고 하다니, 우리나라에 외모 평가가 얼마나 만연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자 제나는 "살 빼라고 하면 더 안 빼고 싶은 것 인정?"이라고 댓글을 남기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타격 없으니 걱정 말라. 남의 말 때문이라면 1g도 살 뺄 생각 없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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