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성교육...' 청소년유해물 판정 번복
청소년 성교육책에 '19금 딱지'
출판단체·스웨덴 작가들 반발 불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간행물윤리위원회(간윤위)가 스웨덴 작가 인티 차베즈 페레즈가 쓴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에 대한 청소년유해간행물 결정을 취소했다.
25일 간윤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청소년유해간행물로 지정된 이 책에 대한 재심의에서 유해성 여부를 재검토한 결과 결정이 번복됐다. 간윤위는 지난달 한 시민단체가 '음란·유해도서'라고 주장한 성교육도서 68권에 대한 심의 끝에 이 책만 유해 간행물로 판단했다. 이후 책은 '19세 미만 구독 불가'로 조치돼 청소년에게 판매 금지됐고, 본문을 읽지 못하게 포장해 일반 서적과 구분해 판매됐다.
앞서 간윤위는 결정문에서 성기, 성행위, 동성애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책의 문구와 삽화 70여개를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청소년보호법 등 관련 조항에 근거해 해당 부분의 선정성, 음란성을 평가해 청소년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책을 번역 출간한 문예출판사 측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재심의를 청구했다.
이에 간윤위는 지난 7일 특별소위원회를 소집해 재심의를 열었으나 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심의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회의를 한 차례 연기했다. 심의위원들은 지난 21일 열린 재심위에서 문제로 지적된 문구와 삽화의 유해성에 대해 장시간 토론을 벌였고, "윤리성, 건전성에 비추어 유해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려 결정을 뒤집었다.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는 포괄적인 성 지식, 성 가치관, 성평등 정보를 다룬 책으로 스웨덴 최우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독일, 일본 등 18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지난달 간윤위의 청소년유해물 지정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출판문화협회, 스웨덴작가연합 등 국내외 출판 단체가 잇따라 비판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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