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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고 '펀'해진 아이파크몰 용산점, 확 바뀌었다…'MZ의 성지'로 거듭난 비결은

입력
2024.07.04 04:30
수정
2024.07.04 10: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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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사상 최대 매출…올 1분기도 10.3% 성장
공간 넓히고 신규 브랜드 채워…팝업스토어도 확대
"MZ세대 확보하면 중장년층은 자연히 따라와"

6월 2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의 '몬스터도넛' 매장 전경. 평일인데도 매장 안은 2030세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아이파크몰 제공

6월 2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의 '몬스터도넛' 매장 전경. 평일인데도 매장 안은 2030세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아이파크몰 제공


기차역 온 김에 식사하는 곳이 아니라 재미를 찾아 일부러 들르는 곳으로 만들 겁니다.

HDC아이파크몰 관계자


과거 서울 용산구 용산역과 연결된 아이파크몰은 대합실 역할을 했다. 기차를 타려던 여행객이 남는 시간을 때우거나 허기를 달래는 목적으로 방문하곤 했기 때문. 그랬던 아이파크몰이 2023년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공간은 밝아졌고 먹거리는 업그레이드 됐으며, 전체적으로 세련된 이미지가 도드라졌다. 리뉴얼 후 일부러 쇼핑몰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크게 늘었다는 게 아이파크몰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도 매출 성장세는 계속…2030세대 매출 ↑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3층 패션 브랜드 '아르켓'의 매장 내부. 옷이 진열된 가운데 한편에서 동시에 카페를 운영 중이다. 아이파크몰 제공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3층 패션 브랜드 '아르켓'의 매장 내부. 옷이 진열된 가운데 한편에서 동시에 카페를 운영 중이다. 아이파크몰 제공


6월 28일 오후 2시 아이파크몰의 3층 패션관으로 들어서니 개방감 있는 환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화장품, 수영복, 주얼리까지 온갖 잡화들을 파는 매대가 꽉 들어차 있던 이 공간은 이제 '마시모두띠', '아르켓' 등 MZ세대가 즐겨 찾는 브랜드로 채워졌다. 4~6층 곳곳에는 각종 팝업스토어가 손님을 기다리고 옥상에 마련한 약 1,487㎡(450평) 규모 파델구장에서는 직장인 고객들이 테니스를 즐기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4층 카페 거리는 서울 3대 도넛 '올드페리도넛'과 베이글 맛집 '포비' 등 유명 디저트를 맛보려는 MZ세대 고객으로 북적였다. HDC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요즘 MZ세대 직장인은 연차 쓰는 것을 눈치 보지 않으며 나를 위한 투자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며 "특히 아이파크몰은 서울 중심부에 있어 접근성이 높고 평일 낮에도 MZ세대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MZ세대를 공략한 전략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아이파크몰은 2023년 사상 최대 매출 기록(5,000억 원)을 세웠다.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3% 신장한 1,216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간다. 최근 3년 사이 아이파크몰의 20대, 30대 고객 수는 각각 441%, 210% 증가했다.


공간은 탁 트이게…브랜드는 세련된 것으로

최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진행한 굿즈 팝업스토어 '건담 페스티벌'에서 고객들이 매장 안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 줄에 길게 늘어섰다.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한때 대기시간은 120분까지 늘어났다. 아이파크몰 제공

최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진행한 굿즈 팝업스토어 '건담 페스티벌'에서 고객들이 매장 안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 줄에 길게 늘어섰다.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한때 대기시간은 120분까지 늘어났다. 아이파크몰 제공


가장 최근 새 단장한 3층 패션관은 운영 브랜드의 80%를 신규 브랜드로 채웠는데 매장별로 인테리어를 달리해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옷 매장 안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색 시도나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 매장을 입구 근처에 배치한 '향기 마케팅'도 돋보였다.

여기에 공간을 꽉 채우지 않고 널찍하게 조성해 쾌적한 쇼핑 환경을 갖추고자 했다. HDC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옛날엔 빈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작은 매대라도 깔아 평당 매출을 키우려고 했다"며 "지금은 쇼핑 공간을 여유롭게 만들고 고객이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놀거리가 늘어난 것이다. 회사는 건담페스티벌(2022~2024년), 닌텐도 팝업스토어(2023년), 포켓몬 카드숍(2023년) 등 어른들을 위한 굿즈 단독 팝업스토어를 늘리고 있다. 아이돌 굿즈 팝업스토어도 꾸준히 마련하고 있는데 팬층이 두터워 1주일만 운영해도 최소 2~4억 원은 매출을 올린다는 설명이다. 아이파크몰은 쇼핑몰 내부 팝업 공간을 30여 개로 확대해 지난해 운영한 팝업스토어만 700여 건에 달한다.

MZ세대 '펀슈머(fun+consumer)'를 공략하고 있지만 아이파크몰은 중장년층까지 모든 연령의 매출 볼륨이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과거엔 중장년층이 20대의 문화를 즐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인터넷에 익숙한 요즘 중장년층은 스스로를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20대에게 통하면 5060세대의 마음도 얻을 가능성이 높다"며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라 MZ세대 고객 확보에 대한 고민은 전 업계의 화두"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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