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탁재훈', 걸그룹 멤버 AV 배우 추천 장면 논란
공분 일자 선 편집 후 사과
진행 맡은 탁재훈 향한 비판도 커져
웹 예능의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빠꾸탁재훈'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걸그룹인 시그니처 멤버 지원에게 AV(성인용 영상물) 배우 직업을 추천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다.
지난 19일 웹 예능 '노빠꾸탁재훈'에는 '다나카&오구라 유나, 재소환 된 노빠꾸의 전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과거 게스트로 나왔던 일본 AV배우 오구라 유나와 방송인 다나카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오구라 유나는 "신작이 나왔으니 많이 봐 달라"고 자신의 AV 작품을 홍보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이날의 스페셜 MC 시그니처 지원을 두고 한 불쾌한 농담이다.
탁재훈은 오구라 유나에게 "지난 출연 때 (전 MC였던) 예원에게 일본에서 성공하기 힘들다고 했다. 오늘 본 지원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오구라 유나는 지원을 보고 "인기 많을 것 같다. 몸매가 좋으니까. 꼭 데뷔해달라", "진짜 톱톱배우가 될 수 있다. 내가 도와주겠다" 등 AV 배우에 대한 제안을 이어갔다. 지원은 난감한 듯 웃으며 "한국에서 배우로 데뷔하긴 했다"고 말을 돌렸으나 탁재훈은 "그거랑 다르다"라고 정정해 더욱 불을 지폈다. 해당 장면은 공개 직후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편집으로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그러나 캡처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간 웹 예능에서 AV 배우 출연이 꾸준히 문제시됐다. 특히 오구라 유나는 '노빠꾸탁재훈'을 비롯해 '넷플릭스 '성+인물'에 출연, 국내 제31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에서 EMN예능상을 받았다. 그러나 유튜브로 청소년들의 시청이 가능한 점을 떠올린다면 국내에서 그들의 활동이 그렇게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들이 선보이는 입담이 주로 19금 콘텐츠, 직업 관련에 대한 이야기에 치중돼 있으며 유해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던 터다. 물론 국내에서 일부 팬덤이 형성돼 있기에 화제성을 갖고 있다지만 일본 AV 배우를 자유롭게 소비하는 것을 지양하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국내에서 AV 유포가 불법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일본 AV 배우를 섭외해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또 일본 AV 배우들이 참여하는 성인 페스티벌 행사가 거센 반발로 취소된 바 있다.
이처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빠꾸탁재훈' 제작진의 '노빠꾸' 연출은 황당함을 자아낸다. 오구라 유나를 양지 문화 반열로 올린 '자화자찬' 감성마저 느껴진다. 문제의 영상에는 오구라 유나가 특정 상황극을 하는 등 노골적인 묘사가 그려지는데 더 이상 농담으로 볼 수 없는 수위다. 유튜브로 공개되는 웹 예능의 수위 조절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안은 없다. 최근에는 인기 유튜버인 피식대학이 지역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결국 대안점은 연출진의 자체적인 수위 조절 뿐인 셈이다.
여기에 진행자인 탁재훈의 경솔함도 잊어선 안 된다. 현직 걸그룹 멤버에게 AV 배우 권유를 하는 게스트에게 동조하는 탁재훈의 모양새가 이번 사태를 더욱 키웠다. 그간 탁재훈은 늘 비아냥대는 어투로 이 예능을 이끌어왔는데 SBS 연예대상 수상자의 품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제작진은 뒤늦게 사과하면서 "녹화 현장에서 지원에게 질문한 내용이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탁재훈이 만류했으나 현장의 재미만을 위해 편집 과정에서 탁재훈의 의도가 드러나지 않게 편집이 된 점에 대해서도 탁재훈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칼럼니스트 위근우는 "50대 방송인 탁재훈이 젊은 여성에게 AV 배우를 권유했다는 것이 장난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냐"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수위 조절의 문제가 아닌 윤리의식 부재로 인한 언젠가는 터져야 할 부분이 터져버린 고름과 같다. 웹 예능이 레거시 미디어보다 자유로운 건 사실이나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유튜브 콘텐츠가 연령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을 중요시해야 한다. 그만큼 콘텐츠 선정에 있어 신경을 써야 한다"라면서 제작진의 의식 부재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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