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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후보 12명 선별했다는 축구협회...들쑥날쑥 행정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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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후보 12명 선별했다는 축구협회...들쑥날쑥 행정 도마에

입력
2024.06.19 16:23
수정
2024.06.19 17: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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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 회관에서 5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 회관에서 5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5시간 회의 끝에 국가대표팀 감독 12명의 후보군을 선별했다고 밝힌 가운데 당초 공표했던 내용을 뒤집는 등 들쑥날쑥 행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축구협회는 19일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9명이 전날 서울 모처에서 9차 회의를 5시간가량 진행했다"며 "감독 후보군 12명의 개인별 경력소개 및 경기 영상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차후 10차 회의를 열어 5명 안팎의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축구협회가 선별한 12명의 후보군에 국내 감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축구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협회가 이번에 임시 감독으로 좋은 결과를 낸 김도훈 감독 등을 후보군에 넣었다"며 "또다시 말 바꾸기를 한 것인데 무능한 행정력을 드러냈을 뿐 국민적 공감을 얻기엔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도훈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도훈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는 당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던 협회의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지난달 여러 외국인 감독들과의 협상이 연이어 결렬되면서 새 사령탑을 찾는 게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국내 감독을 후보군에 넣은 건 외국인 감독들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국내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위약금, 천안축구센터 건립으로 인한 빠듯한 재정 상태로 인해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는 게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클린스만 전 감독에 대한 위약금이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몽규 협회 회장의 독단적 '인사 참사'로 인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제 시간도 빠듯하다. 협회는 이르면 지난달 초 감독 선임을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오는 9월 초 A매치(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전에 반드시 새 사령탑을 선임해야 한다. 지난 2월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사상 초유의 '임시 감독 체제'로 두 차례나 A매치를 치른 것도 모자라 무려 4개월 동안 허송세월만 보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뉴시스

축구계에선 우려가 나온다. 시간과 재정에 쫓겨 수준이 떨어지는 감독을 선임할 수도 있어서다. 현재 축구대표팀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사상 최고 전력으로 꼽힌다. 이들을 만족시키며 진두지휘할 만한 사령탑을 데려와야 하는 게 협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그러기 위해선 해외 축구에 정통하고 경험이 풍부한 사령탑을 찾아야 한다. 손흥민은 지난달 호주 프리시즌 투어 기자회견에서 "국내 감독은 한국 문화를 잘 알지만 경험은 부족할 수 있다"면서도 "협회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한국에 거주하지 않고 원격근무 논란을 일으킨 점을 부각하며, 현재 최고 전력의 대표팀 수준에 맞는 감독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 셈이다.

한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는 "현재 대표팀 선수들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 미달의 감독이 오면 선수단 장악부터 힘들 것"이라며 "협회는 세계 축구 이해도가 높은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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