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즈베크 정상회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우즈베크, 푸틴 기념식수 옆에 윤 대통령 식수
중앙아시아 3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했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의 소재가 되는 텅스텐, 몰리브덴을 다량 보유한 국가다. 처음으로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고속철 차량 수출 건도 체결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비핵화를 주도했던 우즈베키스탄은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대통령궁에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등 총 17건에 대한 양해각서(MOU)와 약정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5주년 및 2019년 이후 5년 만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우선 텅스텐, 몰리브덴 등의 탐사부터 개발ㆍ제련ㆍ활용까지 핵심광물을 대상으로 종합적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이들 광물에 대해선 우리 기업에 우선적 개발ㆍ생산 기회가 부여될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고속철 차량을 최초로 해외 수출키로 했다. 윤 대통령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현대로템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는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고속철 6편성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시속 250㎞급 고속철 7량 6대를 편성, 총 42량을 공급한다. 2,700억원 규모의 계약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타슈켄트 현지 브리핑에서 "순수 우리기술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철도를 첫 수출하는 쾌거"라며 "국내 128개 중소기업이 참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로템과 함께 국내 중소업체가 같이 해외로 진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국은 하반기 입찰 예정인 ‘타슈켄트-안디잔 고속도로’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 수주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53억5,000만 달러(약 7조3,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언론공동발표에서 “앞으로도 고속도로와 상수도 사업 등 우즈베키스탄 국책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해 ‘수르길 가스화학 플랜트 사업’의 뒤를 잇는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께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했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위한 양자협상 의정서도 체결했다.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 여건 조성 차원이다.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 절차인 양허세율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양국 간 교역과 투자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우즈베키스탄은 회담에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와 대한민국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우즈베키스탄은 핵 보유국은 아니지만 카자흐스탄ㆍ우크라이나ㆍ벨라루스 등 소련 붕괴 후 핵무기를 비자발적으로 보유했던 주변국들의 비핵화를 주도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에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추가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이 비확산 선도국으로서 우리의 대북정책을 한결같이 지지해주고 있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 영빈관 앞에서 양국 관계 협력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전나무 기념 식수를 했다. 윤 대통령이 심은 전나무는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은 바로 옆자리다.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적 주요 협력국인 러시아만큼 신뢰를 다졌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