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경쟁자 등장으로 3선 불안
기자회견서 도정 성과만 강조
학력 위조·조선인 추도 거부 등
불리한 질문엔 답 회피로 일관
일본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인 고이케 유리코(71) 도쿄도지사가 3선 도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59%의 득표율로 압승했던 4년 전 재선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또 다른 스타 여성 정치인인 렌호 전 입헌민주당 의원이 '여야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데다, 과거 잠잠해졌던 학력 위조 의혹이 재점화돼서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고이케 지사는 기자회견에선 불리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일본 아사히신문, 도쿄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고이케 지사는 도쿄도의회 본회의에서 "더 도쿄를 좋게 해 나가고 싶다"며 3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정책 중 가장 호평받은 육아 지원 정책을 8년 도정의 성과로 내세웠다. 도내 18세 이하 아이·청소년에게 월 5,000엔(약 4만4,000원)을 지급하는 '018 서포트 수당'과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정책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대책이 있었기에 (도쿄 합계출산율이) 더 내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쿄 합계출산율은 0.99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카이로대 졸업 증명 성명 과정 이상하다"
그러나 그의 호소에도 이번 선거 최대 쟁점은 고이케 지사의 학력 위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4년 전 선거 당시 이집트 카이로대 졸업 진실 공방으로 홍역을 치렀는데, 당시 카이로대가 졸업 증명 성명을 발표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며 논란은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일본 월간지 문예춘추는 최근 고이케 지사 측근이었던 고지마 도시로 변호사가 2020년 카이로대의 졸업 증명 성명 발표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고지마 변호사는 당시 자신이 고이케 지사에게 카이로대에 성명 발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사흘 만에 자신이 제안했던 문구와 거의 비슷한 성명이 나왔다면서, 카이로대가 아닌 지사 측에서 졸업 증명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력 위조 논란 질문이 나오자 답을 피했다. 도쿄신문은 "지사가 '대학이 발행한 증명서가 맞다'는 말을 직접 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릇된 역사 인식도 다시 드러냈다. 그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역대 도쿄도시자 중 처음으로 추도문 송부를 거부했는데, 올해도 보내지 않을 방침이다. 도쿄신문은 "고이케 지사는 '(나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희생된 모든 분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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