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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불안해하는 강아지에게 안정을 주고 싶어요. 강아지 불안 줄이는 방법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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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불안해하는 강아지에게 안정을 주고 싶어요. 강아지 불안 줄이는 방법 4

입력
2024.06.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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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기견 보호소에서 태어난 '열정이'를 양육하고 있는 보호자입니다! 2022년 초 보호소에서 태어난 열정이는 올해 4월 저희와 가족이 되었어요. 활동량이 많은 대형견이자 실외배변견이라, 적어도 하루 3회, 평소에는 4~6회 산책을 해주고 있습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친해지는 중이에요!
그런데 열정이가 사람, 특히 남자를 무서워해요. 거의 두 달을 함께한 남편을 아직도 많이 경계합니다. 간식을 주며 만지는 건 조금 가능해졌지만 외출 후 집에 들어올 때 털까지 세우며 짖기도 해요. 남편을 경계하는 증상은 밤이 되면 더욱 심해지는데요. 가만히 앉아있는 남편을 쳐다보고는 으르렁거리기도 합니다. 산책을 남편과 단둘이 나갈 때는 오히려 괜찮아요!
또 밤이 되면 마음이 불안해지는지, 베란다부터 현관까지 계속 왔다갔다하고 켄넬을 들락날락하기도 하고요. 새벽에는 제 침대 옆에서 자고 있습니다. 보호소에 있었던 기간이 길어서인지 눈치도 많이 봐요. 집에서 물을 마실 때도 눈치를 보고 작은 소리에도 많이 놀랍니다. 심지어 산책할 때도 눈치를 보다가 대변을 못 볼 때도 있어요.
다행인 것은 낮에는 불안 행동이 적어 사람이 옆에 지나가도 긴장하지 않아요. 다른 강아지들과 인사도 잘 나누고, 열정이를 향해 짖어도 크게 당황하지 않습니다! 가끔 사람이 열정이를 계속 쳐다보거나 다가오면 무서워서 도망가고, 도망가지 못하면 으르렁거려요. 반대로 사람이 무관심하면 직접 가서 냄새를 맡고 관심을 보여요.
사람을 좋아하긴 하는 건데 아직 무서운 건지, 아직 저희 가족이 어색해서 그런 건지, 열정이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놀로(knollo)에서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을 담당하고, 카렌 프라이어 아카데미(KPA KOREA) 팀에서 과학적이고 인도적인 반려생활 방법을 알리는 김민희 트레이너입니다. 오늘은 낮보다 밤에 더 불안감이 생기는 열정이의 사연인데요. 개들이 왜 밤에 더 반응성을 보이는지, 어떻게 하면 열정이와 편안한 밤 산책이 가능할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강아지가 밤에 불안해하는 이유
개들은 왜 밤에 더 반응성을 보일까?

유독 밤에 불안감을 느끼는 열정이의 사진. 보호자 제공

유독 밤에 불안감을 느끼는 열정이의 사진. 보호자 제공

실제로 열정이뿐 아니라 많은 개들, 그리고 사람까지도 낮보다 밤에 더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불안감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밤에는 주변 소음이 잦아들면서 작은 소리도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또 어둠 속의 개들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놀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개들의 입장에서 '밤에 만나는 사람은 큰 반응을 보인다!'라는 경험에 의해 불안감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밝은 모색보다는 어두운 모색을 가진 개들이 훨씬 눈에 덜 띄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겪었을 수 있어요. 이 외에도, 밤에 기억에 남을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경험이 있는 경우, 본능적으로 밤에 인지되는 위협을 더 쉽게 포착하는 경우, 인지 장애 또는 시력에 문제가 있는 노령견의 경우에도 낮보다 밤에 더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열정이는 2년이라는 시간을 보호소에서 지내며 사회화 시기를 지나 성견이 되기까지 가정이라는 곳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개들마다 입양 후 적응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충분히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는 가정하에 평균 3개월 정도를 적응 기간으로 보고 있어요. 특히 열정이 같이 평생 가정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경우엔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물론 보호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낮 시간에는 여자 봉사자의 비율이 높아 특별한 부정적 경험이 없더라도 남자 보호자가 익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보호소에서는 사람이 있더라도 보통 밤에는 개들끼리만 지내기 때문에, 열정이가 밤에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낯설게 느낄 수 있습니다.


밤에 불안해하는 강아지
불안을 줄이고 적응을 돕는 방법 4

산책을 즐기는 열정이. 보호자 제공

산책을 즐기는 열정이. 보호자 제공

✔ 열정이는 아직 새 보금자리에 적응 중! 집안에서 안정감 주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열정이는 아직 견생 가장 큰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단계이며, 실내 가정생활도, 산책도, 남자 보호자도, 밤에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모두 적응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열정이가 낮에는 경계심이 덜 하고 잘 지내는 것으로 보아 사회성이나 회복탄력성이 떨어지는 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익숙지 않은 것에 적응을 하는 과도기인 것이죠.

먼저 집 안에서는 불안을 줄여주는 보조 제품 중 페로몬 디퓨저 훈증기 제품을 사용하거나, 밤에도 무드등을 켜두어 어둠을 줄이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또한 집안에서 사람의 움직임에 놀라지 않도록 갑자기 움직일 때는 '움직인다~'같은 음성을 먼저 사용해 열정이가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모르는 길은 무서워! 밤에는 같은 길로만 산책하기

같은 산책로라도 낮과 밤의 차이가 느껴질 수 있고 그에 따른 적응이 필요합니다. 열정이가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밤에도 가급적 밝은 길로 다니되 익숙한 산책로로만 산책해 주시고, 경계심이 줄어들 때까지 가급적 산책로를 바꾸지 않도록 합니다.

산책로에서 행인들이 열정이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이는 것도 중요해요. 스카프나 핀을 활용해 귀여운 아이템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혹시 가능하다면 지인을 동원하여 길에서 우연히 만남을 연출하고, 평소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는 간식을 주며 열정이에게 좋은 산책 경험을 쌓아주는 것도 추천드려요.

LED 라이트를 착용한 반려견의 사진. 김민희 트레이너 제공

LED 라이트를 착용한 반려견의 사진. 김민희 트레이너 제공

✔ 열정이 여기 있어요! LED 라이트 착용하기

열정이의 모색은 어두운 편은 아니지만, 열정이의 경계 대상인 행인들이 놀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열정이가 눈에 잘 띄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라이트가 달린 목줄이나 하네스, 반사 재질이 들어있는 옷 등을 입혀 열정이가 여기 있음을 알려주세요!

✔ 아빠는 냄새로도 알 수 있지! 눈이 아니라 코로 세상 보기

개들의 후각은 매우 뛰어나지만 대부분의 개들은 후각보다 시각을 많이 사용합니다. 때문에 마스크나 모자, 어두운 옷을 착용한 사람과 같이 시각적으로 의심스럽게 생긴 사람을 보면 그게 설령 아는 사람이더라도 냄새를 맡기 전에 먼저 경계를 하기 마련입니다. 저의 반려견 후추도 행인에 대한 경계심이 꽤 심한 편이었는데, 후추가 사용했던 아주 쉬운 교육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다만 아래 방법은 함께 사는 남편분과 충분한 유대관계가 형성된 후에 진행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래 방법으로 후추뿐 아니라 행인을 경계하는 많은 반려견들이 경계심을 줄이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다만 외부에서 만나는 보호자는 열정이가 반길 정도의 유대관계가 형성이 되어있어야 교육의 효과가 있으므로 우선 보호자를 더 편히 여긴 이후에 교육을 시작해 주세요. 낮 시간에 경계를 푸는 것이 보이면 밤 시간에도 진행해 주시면 됩니다.

* 교육 방법 *

야간에 여자 보호자와 함께 산책을 나간다. → 외부에 있던 남자 보호자는 행인인 척 얼굴을 가리고 여자 보호자와 열정이를 지나쳐간다. → 열정이가 냄새로 또는 시각으로 알아차렸다면 반갑게 인사하고 간식을 꺼내 먹인다. → 열정이가 못 알아차린 경우, 스쳐 지나간 뒤 두세 걸음 뒤에서 부르고 인사하며 간식을 꺼내 먹인다.


교육 시 주의사항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인 열정이. 보호자 제공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인 열정이. 보호자 제공

열정이가 경계심을 드러내거나 으르렁거리거나 눈치를 보는 모든 행동은 불안에 근거합니다. 겁먹은 아이를 혼낸다고 해서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듯 혹여나 열정이의 행동이 보호자가 원치 않는 행동일 경우라도 혼내거나 타이르지 마세요. 가급적 무시하거나 부드럽게 말을 걸고, 맛난 간식을 주며 열정이의 불안감이 안도감으로 바뀌어 긴장을 풀 수 있게 해주세요.

특히 남자분들의 저음의 목소리는 개들에게 더 경계심을 보이게 하는 경우도 있으니 가급적 밝고 높게 말 걸어 주도록 해주세요. 또한 확실히 알 수 없으나 남편분이 잠버릇이 좋지 않다면 자면서 보이는 불확실한 행동이 열정이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잠자리는 경계심이 덜한 여자 보호자 쪽 또는 크레이트에서 자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새 가족과의 적응, 밤 산책에 고민이 있는 열정이 사연을 알아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열정이는 낮 시간에 사회성이 좋아 보여 다소 시간이 좀 걸릴 뿐, 적응할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낮의 편안함이 밤까지 이어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도 낯선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해외로 이민을 간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죠. 열정이에게 보호자분들이 제공하는 편안함 그리고 안전한 휴식처만 있다면 앞으로 누구보다 행복한 반려 가족으로 잘 자리 잡을 겁니다. 열정이의 평생 가족과의 생활을 응원합니다.

김민희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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