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수익 내고 영업 확대에 실적으로 활용
이케아, 기업 공시에 쓰고 소비자 선호도 높여
국내 최대 국적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이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에 탄소감축량을 판매했다. HMM은 추가 수익을 내면서 영업에 이를 실적으로 활용하고, 이케아는 기업 공시에 써서 소비자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HMM은 이케아와 탄소감축량을 거래하는 '그린 세일링 서비스' 계약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HMM은 2024년 컨테이너선 운항에 바이오 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얻어지는 온실가스 감축량 국제표준인 스코프3(Scope3·협력업체 원료조달, 물류, 폐기) 권리를 이케아에 넘긴다. HMM은 올해 바이오 연료 사용을 통해 온실가스 약 1만1,500톤(t)을 감축할 것으로 추산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품 생산과 회사 운영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양(Scope1·2) 및 공급망에서 발생한 배출량(Scope3)으로 나뉜다. 유럽연합(EU)은 기업의 스코프1·2 의무공시 시행에 이어 주요기업에는 스코프3 공시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이케아는 HMM으로부터 사들인 탄소감축량을 스코프3 공시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외 보고에 활용함으로써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한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가 많아 이케아뿐 아니라 월마트, 코스트코 등 유통 기업들이 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HMM은 스코프3를 판매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화주 확보를 위한 영업에도 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3월 HMM은 독일 물류기업 헬만(Hellmann)에 2023년 바이오 연료 사용을 통해 줄인 탄소감축량을 판매하는 '그린 세일링 서비스' 첫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관련 실적을 쌓은 셈이다. HMM 측은 "스코프3에 사회적 요구가 강해지고 있어 화주에게 이를 판매함으로써 글로벌 기업들과 친환경 행보를 같이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스코프3는 아직 확고한 개념이 아니어서 측정 기준 정립과 인증 문제가 남아있다. 최승철 탄소중립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코프1·2·3 공시는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유럽 주요 업체와 글로벌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유럽과 미국의 소비자 선택에도 영향이 커 이케아뿐 아니라 월마트, 코스트코 등 유통업체가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그 측정이나 인증, 컨설팅 기관이 국내에는 아직 없고 기준도 확립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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