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종차별주의자들, 두려워하고 부끄러워 해야"
지난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는 등 인종차별 행위를 한 발렌시아 팬 3명에 실형이 선고됐다. 스페인에서 축구장 내 인종차별 행위가 법적 처분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BBC,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발렌시아 축구팬 3명이 비니시우스에 대한 증오 범죄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았다"며 "앞으로 2년 동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와 스페인축구협회 주관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에 출입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피고인들은 2023년 5월 발렌시아의 메스티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리가 경기 도중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며 인종차별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비니시우스는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난 단지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인데 (인종차별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 경기하기가 싫어진다"고 털어놓은 뒤 눈물을 쏟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법원은 "3명의 피고인이 피부색을 언급하는 구호와 몸동작, 노래 등으로 비니시우스를 모욕한 게 입증됐다"며 "원숭이 울음소리와 행동을 반복해서 따라 하는 행위는 선수에게 좌절감과 수치심, 굴욕감을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존엄성까지 파괴했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스페인에서는 비폭력 범죄로 2년 미만의 징역형을 받은 피고인은 전과가 없으면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형 집행이 유예된다.
판결이 나온 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SNS에 "나는 인종차별 행위의 제물이 아니다"며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를 괴롭히는 사람이다. 스페인 역사에서 처음으로 경기장 내 인종차별 행위에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모든 흑인을 위한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모든 인종차별주의자는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고 어둠 속으로 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여기서 계속 찾아내겠다"고 공언한 뒤 "역사적인 판결이 나오도록 도와준 라리가와 레알 마드리드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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