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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기지사 방북 사례금" 인정... 이재명 네 번째 재판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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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기지사 방북 사례금" 인정... 이재명 네 번째 재판 유력

입력
2024.06.07 19:4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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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1심 '대북송금 인정' 파장]
법원 "800만 달러는 경기도 대북사업용"
검찰, 제3자 뇌물죄 적용 사법처리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에서 대북송금의 존재와 성격이 인정됨에 따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다른 '사법리스크'를 안게 됐다.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법원이 대북 송금을 '경기지사의 방북 사례금'이라고 인정한 대목이다. 이 판결에 따라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면, 이 대표는 ①대장동 ②공직선거법 ③위증교사에 더해 ④대북송금까지 총 4개의 재판을 한꺼번에 받게 된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북한으로 건네진 800만 달러를 '경기도 대북사업용'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쌍방울이 북한에 보낸 200만 달러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과 관련한 사례금으로 보기 충분하다"며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이 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납할 목적으로, 쌍방울 그룹 임직원들을 동원해 이 돈을 신고하지 않고 국외로 유출했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600만 달러에 대해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 아니고, 대북 금융제재 대상인 조선노동당에 꽂혔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무죄 판단을 받은 것이다. 제3자에 해당하는 북측(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원회)으로의 송금은 인정됐기 때문에, 검찰은 제3자 뇌물죄 적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제3자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금품을 주도록 하는 경우 성립하는데, 이때 제3자가 누가 되든 상관없이 혐의가 성립한다.

대북송금 사건은 2019년 쌍방울그룹이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80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한에 전달한 사건이다. 돈을 전달한 주체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지만, 검찰은 그 배경에 이 대표가 지사로 있던 경기도가 있다고 의심했다. 야당은 이런 의혹에 대해 '검찰의 소설'이라고 폄훼했지만, 재판부가 '사실'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1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 대표를 대북송금 혐의로 다시 겨눌 것으로 보인다. 송금 당시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였던 이 대표는 2018년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숨통을 뚫고 이를 통해 지지율 상승이라는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대북송금 수혜자는 '이화영'이 아니라 '이재명'이었다(제3자 뇌물죄 성립 요건 중 하나인 대가성 인정)는 게 검찰 시각이다.

또 대북사업을 돕기 위해 임명된 이 전 부지사가 당시 지사인 이 대표의 뜻에 반해 북한에 돈을 보냈을 가능성은 없다. 결국 이 대표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 경우 제3자 뇌물죄의 또 다른 성립 요건인 직무관련성이 충족된다.

검찰은 제3자 뇌물 혐의의 직무관련성, 대가관계 등에 대한 수사를 상당 부분 마무리한 상태다. 법원이 위법성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재명-이화영' 간 확실한 연결고리만 있으면 이 대표 기소에 문제가 없다는 게 검찰의 견해다. 여기에선 이 전 부지사가 대북사업을 추진하며 공식 보고·결재 라인을 거쳐 남긴 경기도의 각종 공문이 주요 물증이다. "대북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몰랐다"는 게 이 대표 입장이지만, 검찰이 확보한 당시 공문들에는 도지사 최종 결재가 남아 있다.

검찰 안팎에선 이날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가 인정된 만큼, 이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그를 이 혐의로도 불구속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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