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성 내 '김정은의 입' 맡게 된 듯
오물 살포 '시작과 끝' 선언한 인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과정에서 김강일 국방성 부상이 새로운 대남 군사 메시지 전담 인사로 등장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물론 정부에서도 김 부상에 대한 기초적 정보가 파악되지 않은 등 그는 여전히 베일에 싸인 인물로 평가된다.
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강일은 올해 들어 진행된 북한의 대남 기관 조직개편과 맞물려 대남 메시지 발표를 새롭게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여러 조직에 분산돼 있던 대남 공작 기구들이 올해 들어 폐지·축소 되거나 재편하고 있다"며 "정찰총국이 갖고 있던 대남 공작 및 정보 기능이 국방성 내부로 일부 편입되면서 김강일을 책임자급으로 임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남측 대화 채널이었던 통일전선부를 '노동당 중앙위 10국(대적지도국)'으로 개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강일은 등장 시작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두 국가론'을 뒷받침하는 용어들을 적극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5일 오물 풍선 살포를 예고한 첫 담화에서 군사분계선이란 표현 대신 '국경지역' '해상국경선' 등의 단어를 활용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을 지칭하면서 분리된 국가임을 강조하기도 했으며, 지난 2일 밤 오물 풍선 살포 중단 담화에서는 '한국 국경 부근' 또는 '국경 너머'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강일을 북한 내에서 높은 위상을 가진 인물로 속단하긴 어렵다고 평가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강일은 아직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확인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부상은 우리나라의 차관급이지만, 조직마다 부상 직함을 가진 인원이 많아 우리 정부기관 내 차관의 지위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국방성 부상 직위 외에 추가로 확인해 줄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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