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격투기 대화하던 중
갑작스레 기술 걸어 넘어뜨려
바닥에 머리 부딪혀 무후각증
"다칠 수 있단 점 인지했을 것"
게티이미지뱅크
격투기 기술을 걸다가 친구를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김종혁)는 최근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초 울산 동구의 한 식당에서 친구들과 격투기에 관한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친구 B씨에게 달려가 다리를 잡은 채 몸으로 밀어 넘어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격투기를 배운 적이 있었던 A씨가 격투기 기술을 쓰면서 B씨는 시멘트 바닥에 넘어졌고 전치 4주의 후두부 골절상을 입었다. B씨는 이후로 냄새를 맡지 못하는 난치성 질병인 무후각증 진단까지 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에게 장난을 친 것일 뿐"이라며 "다치게 할 고의도 없었고, 다칠 것이라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일반적으로 누구나 상대방을 갑자기 딱딱한 바닥에 넘어뜨리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다"며 "특히 피고인은 종합격투기를 배운 경험이 있어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도 "A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에게 치료비 일부를 지급한 점, 피해자를 위해 1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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