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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총 겨눴다” vs “중국이 보급품 버렸다”… 남중국해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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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총 겨눴다” vs “중국이 보급품 버렸다”… 남중국해 신경전

입력
2024.06.03 15:30
수정
2024.06.03 17:55
0 0

19일 세컨드토머스 암초서 무슨 일이
중국 측 공개 몇 시간 뒤 필리핀 반박
필 "중국, 레드라인 넘지 말라" 엄포에
중 "필리핀, 스스로 지른 불에 타 죽어"

중국 해경 함정(왼쪽)이 지난달 4일 남중국해 세컨드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재보급 임무를 수행 중인 필리핀 보급선(오른쪽) 우나이자호를 가로막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해경 함정(왼쪽)이 지난달 4일 남중국해 세컨드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재보급 임무를 수행 중인 필리핀 보급선(오른쪽) 우나이자호를 가로막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는 중국과 필리핀이 이번에는 누가 상대국에 더 위협적으로 굴었는지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측이 필리핀 해경이 총기를 들고 위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필리핀은 중국이 보급품 전달을 방해했다며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사흘(5월 31일∼6월 2일)간 진행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도 양국은 서로를 겨냥한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필리핀 “중국이 치료 목적 병사 이동 막아”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CCTV는 “영유권 분쟁 지역 세컨드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필리핀 선박 승무원 2명이 우리 해양경비대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달 19일 필리핀 측이 필리핀 해경 보급선에 물품을 전달하려 하고 중국이 ‘법에 따라’ 저지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CCTV가 자사 글로벌 채널 CGTN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29초 분량 영상에는 복면을 쓴 남성이 총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를 들고 카메라를 주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필리핀 남성이 지난달 19일 남중국해상에서 복면을 쓴 채 중국군을 향해 총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겨냥하고 있다. 중국 CGTN 엑스 캡처

필리핀 남성이 지난달 19일 남중국해상에서 복면을 쓴 채 중국군을 향해 총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겨냥하고 있다. 중국 CGTN 엑스 캡처

중국 주장이 알려지고 몇 시간 뒤, 이번에는 필리핀이 반격했다.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는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 “당시 중국 해경이 시에라마드레 주둔군에게 가는 물품보급선 물품을 빼앗아 배 밖으로 버렸고, 아픈 병사들이 치료 목적으로 이동하는 것도 방해했다”고 전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중국군이 조업 중인 필리핀 어선에 물대포를 쐈다고도 덧붙였다. 중국과 필리핀 모두 상대방 주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남중국해상에서 양국 해경 간 갈등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원인을 상대 탓으로 돌린 셈이다.

충돌이 발생한 세컨드토머스 암초는 남중국해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이다. 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에 맞서 1999년 암초 인근에 낡은 군함 시에라마드레를 일부러 좌초시켰다. 지금까지 이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병력을 상주시키고 주기적으로 물자를 보급하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오른쪽) 필리핀 대통령이 마닐라 말라카낭 대통령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마닐라=EPA 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오른쪽) 필리핀 대통령이 마닐라 말라카낭 대통령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마닐라=EPA 연합뉴스


샹그릴라 대화서도 중-필리핀 설전 벌어져

양국은 ‘장외 설전’도 벌였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말라”며 “필리핀인이 중국의 고의적 행위로 사망하면 이를 전쟁 행위에 가까운 것으로 간주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이튿날 연설에서 필리핀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 사실을 거론하며 “외세 선동 아래 쌍방 약속을 깨뜨리고 의도적으로 말썽을 일으켜 (국제사회를)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지른 불에 자신이 타 죽을 것”이라는 격한 표현도 쏟아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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