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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색깔이 불그스레하거나 피가 섞여 나오면…

입력
2024.06.0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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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남성 9위암 오른 방광암, 최근 10년 새 40% 늘어
‘근침윤성 방광암’ ,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면역항암제 가능해져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변은 보통 맑은 황갈색으로 옅은 맥주 빛깔을 띠는 게 정상이다. 소변 색깔은 소변 농축 정도와 성분에 따라 달라진다. 적혈구의 대사 산물인 빌리루빈(bilirubin)이 간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므로 약한 노란색을 띠게 된다.

그런데 소변이 불그스레하거나 피가 섞여 나오는 사람이 있다. 혈뇨(血尿)는 단순한 증상일 수도 있지만 콩팥 속 사구체(絲球體) 손상이나 요로결석, 심하면 방광암·콩팥암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통증 없는 혈뇨(血尿)가 나타나면 방광암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방광암 의심 증상으로는 빈뇨(頻尿)나 배뇨 시 통증, 급박성 요실금 등이다.

방광암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설하는 방광에 발생한 악성 종양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전 세계적으로 60여만 명이 방광암 진단을 받고, 22여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에서도 남성 암 9위에 오를 정도로 많아졌는데, 2011년 3,692명에서 2021년 5,169명으로 최근 10년 새 40% 증가했다. 방광암은 나이가 들면서 늘어나는데, 흡연과도 상관관계가 깊다.

방광암은 근육층에 암세포 침범 여부에 따라 비근침윤성 방광암과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나뉜다. 방광암을 첫 진단받은 환자의 70%가 초기 단계인 비근침윤성 방광암이다. 이를 때에는 종양절제술을 시행한다. 문제는 수술 후에도 재발률이 70%로 높고, 10~15%는 완전 절제가 어려운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하기에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수적이다.

근침윤성 방광암은 암세포가 방광 근육층을 침범한 상태로, 주위 조직으로 침윤하기 쉬워 50% 정도에게서 전이된다. 따라서 종양을 완전 절제하기 어려워 절제가 가능한 비근침윤성 방광암과 달리 표준 치료로 ‘근치적 방광 적출술’이 시행된다. 그러나 재발률이 높고 전이되면 5년 생존율도 15%로 매우 낮기에 예후(치료 경과) 개선을 위해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 등 보조 요법이 병행한다.

이전에는 근침윤성 방광암 수술 후 표준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적지 않은 환자가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2022년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이 근침윤성 방광암에 대한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적응증을 넓혔다.

니볼루맙은 임상 3상 연구에서 위약군보다 무질병 생존 기간을 2배 정도 개선하고(20.8개월[95% CI, 16.5-27.6] vs. 10.8개월[95% CI, 8.3-13 .9]), 치료 6개월 시점에서 질병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30% 정도 낮췄다(HR 0 .70; 98.22% CI, 0.55-0 .90; P<0 .001). 현재 국내 허가된 면역항암제 가운데 근치 절제 후 재발 위험이 큰 환자의 치료 예후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한 유일한 치료 옵션이 됐다.

정병창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방광암은 재발률이 높은 만큼 보조 요법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매우 컸던 암”이라며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니볼루맙 을 쓴 임상 시험 결과에서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재발을 유의미하게 줄인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정 교수는 특히 “이상 반응 측면에서도 기존 니볼루맙의 임상 시험에서 보고된 이상 반응과 동일하게 특별한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아 2022년에 근침윤성 방광암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임상 현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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