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이행법 위반 실형은 두 번째 사례
판사 "본인 아이, 왜 안 주나" 父 꾸짖어
법정구속은 안 해 "지급 노력하라" 취지
5년간 7,000만 원 넘는 두 자녀의 양육비를 주지 않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양육비 미지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이 선고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문종철 판사는 30일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 이행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4일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문 판사는 "(법원으로부터)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과 감치 명령(재판부 직권으로 최대 30일간 구속하는 조치)을 받았는데도 이행하지 않았고 미지급한 양육비가 많아 죄책이 중하다"며 "경찰 수사 내용을 보면 월 200만 원 이상 수익을 올렸는데 절반이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문 판사는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을 하지 않은 데 대해 "1주일 안에 항소장을 제출하시고 그동안 (양육비를 일부라도 지급하기 위해) 노력해보라"고 주문했다.
문 판사는 선고 후에도 "남한테 주는 것도 아니고 본인 아이한테 주는 거 아닌가"라며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돈 없으면 먹을 걸 줄여서라도 아이를 먹이고 입혀야 할 것 아닌가"라고 꾸짖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양육비 지급을) 안 한 것이 아니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아버지 등 가족에게 얘기해 봤지만)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A씨는 2019년 9월부터 최근까지 전 아내 조유정(38)씨에게 매달 140만 원씩 줘야 하는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의 양육비를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지금까지 지급한 양육비는 120만 원이 전부로, 나머지 7,700여만 원은 미지급 상태다.
조씨는 앞서 법원으로부터 양육비 이행 명령을 두 차례, 감치 명령을 한 차례 이끌어 냈지만 양육비를 받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말 마지막 수단으로 전 남편을 형사 고소했다. 조씨는 이날 선고 후 "실형이 선고돼 좋기는 하지만 고통을 받았던 지난 시간에 비하면 징역 3개월은 (너무 가벼워) 가혹한 것 같다"며 "지난 (결심공판 후) 두 달 가까이 '주겠다'는 말 한마디, 전화 한 통이 없었다"고 말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부모'가 많아 사회 문제가 되면서 2021년부터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에 대한 처벌 규정(1년 이하 징역,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담은 개정 양육비 이행법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형사 처벌을 이끌어 내는 과정은 지난하다. 지난 3월 27일 인천지법이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전 아내(44)에게 두 자녀의 양육비 9,600만 원을 주지 않은 혐의(양육비 이행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B(44)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게 첫 실형 선고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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