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민생회복 지원금 선별 지원" 제안
연금개혁 이어 두 번째 민생 승부수
尹 향해 "지지율 오르는데 왜 안 하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지원금' 지급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차등 지원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정부여당이 재정부담을 이유로 지원금 확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난색을 표하자, 선별 지원으로 역제안을 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연금개혁 드라이브로 이슈 주도권을 챙긴 데 이어 또다시 민생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강하게 움켜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제안도 전격적이었다. 이 대표는 21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회복지원금에서 우리의 가치는 여전히 보편 지원에 있다"면서도 "굳이 어렵다면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 민생과 국민 삶을 위해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총선 때부터 줄곧 내걸었던 '보편 지원'을 스스로 거둬들인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도 현금 지원 자체가 물가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별 지급도 어렵다고 못 박은 상태다. 이 대표 제안에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저희의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말해왔다"고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계속 정책 공세를 펴는 데는 22대 국회를 앞두고 민생 이슈를 선점하고, 여야 협상에서 주도권을 높이기 위한 '빌드업'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최근 이슈 몰이에는 동일한 경향성이 엿보인다. 먼저 '결단' 프레임이다. '통 큰 양보'로 민생을 챙긴다는 명분은 선점하면서도, 책임은 정부여당에 떠넘기며 몰아세우는 것이다. 쌓아놓은 양보는 여야 협상 국면에서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정부여당에 단계적으로 디테일한 제안을 던지며 이슈를 최대한 끌고 가는 것도 전략이다. 여당 내 단일대오를 흔들려는 노림수다. 실제 당 관계자는 "연금개혁 때도 이 대표는 양파껍질 까듯 절충안을 선보였고, 여당 일부에서도 찬성 의견을 이끌어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당장 이날도 고소득층의 경우 정부와 개인의 부담을 매칭하자는 선별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여당이 반응이 없을 경우, 이 대표는 지원금 액수를 낮추는 카드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아무것도 안 하고 거부만 한다'는 무능과 반대 프레임에 가두려는 의도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연금개혁을 촉구할 때도 "왜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이 대표는 이날 선별지원금을 제안하면서도 "국민들 삶이 좋아지면 대통령 지지율도 올라가고 좋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보통은 정부여당이 뭘 하자고 하면 야당이 반대하는 게 일이었는데 윤석열 정부에선 거부권을 쓰는 거 말고는 하는 게 없지 않느냐"며 "야당이 사실상 여당 역할을 해야 하니 우리라도 민생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첫날인 30일 1호 법안으로 민생위기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당론으로 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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