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전 부인 멀린다, NYT 기고
"2년간 여성과 가족 위한 조직 지원"
"1세 손녀, 나보다 적은 권리 누릴지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68)의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9)가 여성 권리 신장에 향후 2년간 10억 달러(약 1조3,638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렌치 게이츠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 칼럼을 통해 "향후 2년간 여성과 가족을 위해 일하는 조직에 10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년 전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지 않으면 남이 대신해 주게 될 것'이라는 조언을 받고 이 말을 새기며 살아왔다"며 이것이 내가 게이츠 재단을 떠나기로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프렌치 게이츠는 2021년 빌 게이츠와 이혼했고, 지난 13일에는 독자적 자선 사업을 하기 위해 공동 의장으로 있던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도 떠났다. 당시 멀린다는 2021년 이혼 합의 조건에 따라 125억 달러(약 17조1,137억 원)의 별도 자선 사업 자금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는 산모 사망률이 터무니없이 높고, 14개 주(州) 여성들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임신을 중단할 권리도 잃었고, 자살 충동과 우울감을 경험하는 10대 소녀의 수는 10년 만에 최고치"라며 "그럼에도 미국 내 기부금의 약 2%만이 여성에 초점을 맞춘 조직에 전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2022년 폐기한 후 각 주가 임신중지 허용 여부를 정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현재 텍사스, 테네시 등 14개 주는 임신중지를 전면 금지한다.
프렌치 게이츠는 "여성 권리를 위해 싸워온 조직들은 너무 오랫동안 자금 부족을 겪었고, 진보의 적들은 공격을 가해 왔다"며 "상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또 "만성적인 자금 부족 상황을 내버려 두면 우리 모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나의 한 살배기 손녀가 나보다 더 적은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프렌치 게이츠는 2년간 10억 달러를 투입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 피보털 벤처스, 여성 임신중지권을 옹호하는 생식권센터(CRR) 등 10여 단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가을 2억5,000만 달러(약 3,412억 원)를 여성과 소녀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증진에 쓰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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