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앞두고
'연금개혁안 처리' 여야 합의 결렬
與 "다음 국회에서 논의하자"지만
모수개혁부터 여야 입장 차 커질 듯
여야가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27일까지 연금개혁 처리에 합의하지 못했다. 야당의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 등 구조개혁과 보험료율(내는 돈)·소득대체율(받는 돈) 조정 등 모수개혁 동시 처리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실상 22대 국회로 공이 넘어가는 수순이다. 하지만 다음 국회에서도 기약 없는 논의가 예상돼 모수개혁이라도 못 박자는 주장이 여권에서도 제기된다.
與 "이번 국회 처리 어려워"... 공은 22대 국회로
추경호 국민의힘·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연금개혁을 포함한 28일 본회의 안건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 일정 자체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연금과 관련해선 이번 국회 내에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내일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쉽다"며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합의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는 '22대 국회에서 모수·구조개혁 동시 처리'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모수개혁만으로 일단락을 짓고 다시 구조개혁을 한다면, 서로 모순과 충돌이 생기고 또 세대 간 갈등과 여러 가지 우려되는 것이 있다"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개혁을 한 뭉텅이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소득대체율 높이겠다"... 이견 커질 듯
하지만 22대 국회로 공이 넘어가면 구조개혁은 물론 모수개혁마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한 것에 대해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다"며 "향후 22대 국회에서 2차 연금개혁을 통해 소득대체율을 상향하겠다"고 말했다. 모수개혁에 여야 이견이 좁혀진 것은 이 대표가 기존 민주당 안(45%)보다 더 낮은 소득대체율(44%)을 수용했기 때문인데, 향후 다시 높이겠단 뜻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기존 입장(43%)과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이 대표는 "다시 미루면 위원회 구성하고 뭐 구성하느라 1년이 갈 것"이라며 "그러면 지방선거이고, 대통령선거인데 실제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실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부터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주요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민심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금개혁을 다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21대 국회 연금특위 간사로 여야 협상을 이끌어온 유경준 국민의힘·김성주 민주당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나란히 낙선·낙천해 논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모수개혁 먼저" 與에서도 현실론 분출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도 모수개혁만 우선 처리하자는 '현실론'이 분출하고 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당선자는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이상적인 연금개혁은 올해 안에 구조개혁을 포함해 모두 다 한 번에 끝내는 게 좋겠지만, 실질적으로 국회 원구성이 녹록지 않고 여야 대립이 예상된다"며 "이 대표가 제안한 연금개혁 관련 모수개혁이라도 (21대 국회에서)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모수개혁에만 합의하는 것도 대단히 긍정적"이라며 "다음 국회가 시작하자마자 첫 번째 본회의 때 이 안(모수개혁안)을 가장 먼저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다만 연금개혁을 향한 여야 의지만 확실하다면 22대 국회 처리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난제로 꼽히는 보험료율 인상(9→13%)에 여야가 합의한 데다, 시민대표단을 대상으로 한 숙의 토론회 등 공론화 작업도 이미 진행돼 22대 국회에서 그대로 되풀이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이 대표가 연금개혁 의지를 드러낸 만큼, '소득대체율 44% 양보안'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