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폐업한 실내동물원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동물들이 지낼 동물원이 정해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동물원이 적합한 시설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22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동물원 ‘네이처파크’는 최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실내동물원 동물 324마리를 1억3,100만원에 낙찰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내동물원은 코로나19 이후 운영난을 겪었다면서 지난해 5월부터 운영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운영을 중단한 뒤 동물들은 사실상 방치돼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합동 점검반이 이 동물원을 조사할 당시, 기니피그 한 마리의 사체가 방치된 채 발견됐습니다. 또한 돼지와 개를 비롯한 동물들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시설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배설물 또한 어지럽게 널려 있어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실했습니다. 점검 당시에는 동물원에 상주하던 직원이 있었지만 적절한 관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동물원 운영자는 경남 김해시의 또 다른 동물원도 운영한 이력이 있습니다. 당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사자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대구에 위치한 또 다른 동물원을 운영하면서 동물학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병들어 죽은 낙타의 사체를 톱으로 썰어 다른 동물들의 먹이로 준 혐의를 받은 겁니다.
네이처파크는 낙찰받은 동물들을 이달 말까지 이송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네이처파크 관계자는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지내는 동물들이 건강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데려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이 과연 동물들을 모두 데려가기 적당한지, 이송 시설을 정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됩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해당 시설은 실내동물원은 아니지만, 동물들에게 온전한 복지를 제공할 곳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동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사회적인 문제가 된 시설인데, 동물을 제대로 돌볼 능력을 판단하기보다 금전적 가치로만 인수가 결정됐다는 점은 현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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