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김 여사가 보스턴미술관에 당부
김 여사, 169일 만에 1만여 명 대중 행사에 등장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양주 회암사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했다. 가섭불과 정광불, 석가불, 고려시대 스님인 지공·나옹 선사의 사리가 약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환지본처(還至本處· 본래의 자리로 돌아감)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다. 대통령실과 불교계는 지난해 4월 미국 국빈방문 당시, 김 여사가 보스턴미술관을 찾아 사리구 및 사리 반환에 대해 요청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여사는 지난 16일 한국과 캄보디아 정상 오찬을 통해 활동을 재개한 이후, 이날 169일 만에 1만여 명 참석의 대중 행사에도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이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오는 길은 길고 힘들었다"고 반환 과정을 소개했다. 2004년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실을 확인했지만 협상이 번번이 결렬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작년 4월 저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10년 만에 반환 논의 재개를 요청했다"며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 관계가 가까워진 것이 또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불교계에선 김 여사가 지난해 4월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사리 반환에 대한 양국 간 논의 재개를 당부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영부인이신 김건희 여사께서 미국 국빈 방문 때 보스턴미술관에 직접 가셔서 여사님의 문화적 안목과 혜안으로 보스턴박물관 측과의 협상과 이운 승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다"고 사의를 표했다.
대통령실도 적극적으로 김 여사를 띄우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실은 참고자료를 통해 "김 여사의 보스턴미술관 방문 후 반환 협의 10년 만에 재개", "김 여사, 사리구 및 사리 반환 관련 한미 양국 간 논의 재개 당부" 등의 설명을 덧붙였다. 김수경 대변인은 "(조계종은) 사리이운 기념 행사에 대통령과 김 여사가 꼭 오셨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대통령 부부가 사전환담을 가진 자리에서 김 여사가 "사리가 환지본처돼 매우 뿌듯하며 이를 계기로 불교가 중흥하길 바란다"며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김 여사가 대중 앞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불교계의 간곡한 요청과 감사에 화답하기 위해서"라고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여사의 활동 폭이 더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민 감정은 모르쇠 하는 김 여사와 아내만 지키려는 상남자 대통령 때문에 국민들의 몸에는 고통과 분노의 사리가 생길 지경"이라며 "떳떳하다면 특검 수사에 적극 응하고 국민적 의혹을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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