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해당 소년 검시 보고서 공개
NYT "심비대 환자의 고농도 캡사이신 섭취 상황"
지난해 미국에서 유행했던 ‘매운 과자 먹기 도전’에 참여했다가 숨진 미국 10대 소년의 사인이 심폐정지로 밝혀졌다. 해당 과자의 맵기 정도는 청양고추의 최대 300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주(州) 검시소는 지난해 9월 1일 사망한 해리스 윌로바(당시 14세)의 부검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검시소는 보고서에서 “심비대증 및 좌전하행 관상동맥의 심근교를 가진 사람이 고농도의 캡사이신 함유 음식을 섭취한 환경에서 발생한 심폐정지로 숨졌다”고 밝혔다.
심비대증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를 뜻한다. 심근교는 관상동맥 일부가 심장 바깥쪽이 아니라, 심장 근육 안쪽으로 파고들어 있는 선천성 질환이다. 심근교 상태에선 근육이 혈관을 눌러 협심증을 유발하는 위험이 드물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시소는 이러한 윌로바의 사인 외에 자연사나 사고사 등 구체적인 사망 유형에 대해선 “결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윌로바의 모친은 부검 보고서와 관련한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윌로바가 사망 몇 시간 전에 먹은 매운 과자인 ‘파키 칩스’가 아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파키 칩스에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인 ‘캐롤라이나 리퍼’와 ‘나가 바이퍼 페퍼’가 들어갔는데, 이 중 캐롤라이나 리퍼의 스코빌지수(SHU·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는 청양고추의 300배가량인 약 150만~220만 SHU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작년 극도로 매운 과자를 먹고 최대한 오래 버티는 ‘원칩 챌린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유행했다. 윌로바는 사망 당일 친구가 건넨 파키 칩스를 먹고 심한 복통을 호소했고, 그날 오후 자신의 방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세상을 떠났다. 제조사는 이날 성명에서 “해리스 윌로바의 죽음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며 “원칩 챌린지는 성인 대상으로 진행됐고, 파키 칩스는 ‘어린이 또는 매운 음식에 민감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을 위한 음식이 아니다’라는 명확한 안내가 있었다”고 밝혔다. 윌로바의 사망 일주일 후, 제조사는 파키 칩스를 전량 회수했고, 상품 구매자를 상대로 환불 조치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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