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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의 여성 빌런 신혜선 “인생은 길고 역할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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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의 여성 빌런 신혜선 “인생은 길고 역할은 많다”

입력
2024.05.13 14:45
수정
2024.05.13 14:55
24면
0 0

15일 개봉 영화에서 두 얼굴 여성 연기
"멜로 위주 드라마와 달리 다른 역할 원해
흥행 영화 없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

신혜선은 “선한 역할뿐 아니라 악한 역도 해보고 싶었다”며 “여러 역할 중에서도 순진한 모습을 연기하기가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혜선은 “선한 역할뿐 아니라 악한 역도 해보고 싶었다”며 “여러 역할 중에서도 순진한 모습을 연기하기가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답변과 답변 사이 웃음이 종종 끼어들었다. 비음이 슬쩍 섞인 유쾌한 소리였다. 자신은 MBTI가 “E보다는 I에 가깝다(내향적 성격이란 의미)”고 했으나 믿기지 않았다. 서늘한 기운을 내뿜던 영화 ‘그녀가 죽었다’(15일 개봉) 속 소라를 찾기 어려웠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가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녀가 죽었다’는 신예 여성 감독 김세휘의 장편 데뷔작이다. 부동산중개사 정태(변요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 소라(신혜선)의 소름 끼치는 사연을 그린다. 사생활 훔쳐보기라는 악취미를 지닌 정태가 소라의 뒤를 은밀히 밟다가 벌어지는 일이 103분을 관통한다. 정태가 극단적인 두 얼굴을 지닌 소라의 삶에 엉키면서 빚어지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꽤 완성도 있는 스릴러로 이어진다. ‘범죄도시4’가 점령한 극장가에 흥행 복병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역할 해보는 게 연기 시작하며 설정한 목표"

신혜선은 한 여성의 상반된 두 모습을 연기하며 내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빌런의 악랄을 구현해낸다. 신혜선은 “소라는 연기하기 재미있는 캐릭터라 생각했다”며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정태와 소라의 이중적인 면모가 각본에 잘 표현돼 있기도 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결백’과 ‘도굴’(2020), ‘타겟’ ‘용감한 시민’(2023) 등 최근 들어 신혜선의 스크린 나들이가 부쩍 늘었다. 스릴러와 액션물이다.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가 대부분이었던 드라마 속 모습과 다른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신혜선은 “이전과 대비되는 역할을 하고 싶은 본능이 제게 있는 듯하다”며 “영화는 드라마와 다른 내용을 할 수 있어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시작하며 설정한 목표가 다양한 역할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에서 선행을 주로 하는 SNS 인플루언서로 알려져 있으나 소름 끼치는 비밀을 지닌 여성 소라를 연기했다. 콘텐츠지오 제공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에서 선행을 주로 하는 SNS 인플루언서로 알려져 있으나 소름 끼치는 비밀을 지닌 여성 소라를 연기했다. 콘텐츠지오 제공

영화 출연작이 많아졌다고 하나 신혜선 하면 떠오르는 흥행작은 아직 없다. ‘단, 하나의 사랑’(2019)과 ‘철인왕후’(2020~2021), ‘웰컴투 삼달리’(2023~2024) 등 출연 드라마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신혜선은 “영화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흥행에 아직 신경 쓰이지 않는 듯하다”며 “인생은 길고 할 역할은 많으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스타 팔로어 451만 명이지만 "활용법 잘 몰라요"

신혜선은 SNS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451만 명에 달한다. 인플루언서 소라의 영향력을 압도하고도 남을 수치다. 하지만 신혜선은 정작 “SNS를 잘 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잘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을 위해 계정을 만들었고 소속사에 맡길 수는 없어 제가 운용한다”면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몰라 사진과 동영상만 가끔 올린다”고 했다. SNS 계정 추종자가 수백만 명인 배우의 답변으로서는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신혜선의 알 듯 모를 듯한 면모는 촬영을 앞두고 있는 새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지닌 여성 은호를 연기한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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