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첫 방송된 tvN '졸업'
안판석 감독의 신작
'눈물의 여왕' 후속작 향한 기대감
자극적이고 스피디한 전개를 내세우는 최근의 드라마 업계 속에서 '졸업'이 잔잔한 여운을 선사했다. 안판석 감독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천천히 스며드는 멜로 서사가 '졸업'의 무기다.
지난 11일 tvN '졸업' 1회가 전파를 탔다. '졸업'은 대치동 학원가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의 5년 만 신작이다.
이날 대치동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은 뜻밖의 사건을 마주했다. 학교 중간고사 국어 문제로 인해 학생들과 국어 교사의 갈등이 벌어졌고 서혜진은 직접 학교로 찾아갔지만 큰 수확을 얻지 못했다. 서혜진은 학원 로비에서 홀로 술을 마시던 중 과거 학생이었던 이준호(위하준)와 만나며 반가운 감정을 나눴다.
다음날 이준호는 서혜진이 근무하고 있는 학원 강사 채용 시험에 등장했고 서혜진의 만류에도 지원을 이어갔다. 이준호는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 지원했다면서도 서혜진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러보세요. 꽤 기분 좋을 것 같은데"라고 농담을 건네 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돌아온 '멜로 장인' 안판석 감독
안판석 감독은 그간 '밥 잘 사주는 누나' '봄밤' '밀회' 등 K-멜로에서 빠지지 않는 연출가로 꼽힌다. 깊은 감성을 세밀하게 담아내는 것이 안판석 감독의 특징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고자극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겐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조용히 쌓이는 인물들의 감정선과 서사를 사랑하는 마니아층도 두껍다.
사제(師弟) 지간에서 연인이 된다는 클리셰적 흐름 또한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는 포인트다. 바쁘게 흘러가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두 사람이 어떤 위기와 갈등을 함께 나누며 감정을 교류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안판석 감독의 전작들은 30대 중후반의 여성이 느끼는 감정을 유독 공감성 짙게 표현해 왔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경우 주인공 윤진아(손예진)가 사회 생활 속 불합리한 상황에 대하는 태도가 점차 달라지는 과정이 있다. 이처럼 안판석 감독의 여성 주인공들은 난관을 마주할 때 남성 주인공에게 의존하거나 기대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며 조금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졸업' 역시 서혜진이 앞으로 겪게 될 위기와 일련의 상황으로 더욱 성숙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졸업'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주인공의 하루를 스케치하듯 구성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우리의 일상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물론 전작들에서 봤던 화면 톤과 색감, 구성 등이 익숙함을 자아냈으나 이 작품의 매력은 신선함이 아니다. 오히려 평범하고 또 가까이에 있을 법한 사랑 이야기이기에 더욱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한편 '졸업' 1회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5.2% 최고 6.4%를 기록했다. '졸업'은 tvN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눈물의 여왕' 후속작인 만큼 많은 기대와 부담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날 시청률은 '눈물의 여왕' 1회 시청률 5.9%보다는 0.7% 포인트 낮은 수치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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