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4월 정책회의서 '엔저' 다수 거론
일은 총재 메시지도 변화 "금리 올릴 수도"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서 정책금리 추가 인상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며 물가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자 대책 마련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이 전날 발표한 '4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주요 의견'을 보면, 지난달 25, 26일 열린 회의에선 "정상화로 가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정책금리 조기 추가 인상에 긍정적인 의견이 제시됐다. 3월엔 전혀 없었던 '엔저(엔화 약세)'에 대한 언급도 6차례나 나왔다.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 신중론을 펴왔던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메시지도 바뀌었다. 우에다 총재는 전날 국회 답변에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이 전망한 대로 오를 경우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완화적 금융 환경을 유지하겠다'며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지난 3월 19일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정책금리를 인상하며 8년간 유지해 온 마이너스 금리(-0.1%)를 해제했지만,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를 막기 위해 완화적 금융 환경을 이어간다는 메시지를 연이어 냈다. 지난달 26일에도 정책금리를 동결하며 정책 방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예상 밖 엔저 장기화에 "엔저 움직임 주시 중"
일본은행 내부에서 이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엔화 약세 장기화에 따른 부담 때문이다. 우에다 총재가 지난달 26일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발언하면서 엔화 가치는 요동쳤다. 아무리 엔저가 심각해도 완화 정책을 관두지 않겠다는 의지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29일에는 엔화가 한때 달러당 160엔까지 떨어지며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예상 밖의 엔저로 우에다 총재도 이달 들어 '최근 엔저 움직임을 충분히 주시하고 있다' 등 이전보다 신중한 표현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장 다음 달 정책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업들의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큰 폭의 임금 인상 합의가 잇따랐는데, 실제 명목 임금이 물가 상승에 비해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닛케이는 일본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엔저가 물가에 반영되는 데는 반년 이상 걸린다"며 "기업의 변화를 보며 앞으로 파악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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