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매장…닷새 만에 방문객 6,000명 달성
이디야·컴포즈 커피 등도 해외 시장 눈 돌려
1일 오전 도심의 한 카페 앞. 비가 내리는 궃은 날씨에도 문 열기 전부터 100여 명의 손님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이날 이 매장을 방문한 손님은 약 900명. 이틀 동안 진행된 한정판 기획상품(MD) 증정 이벤트는 오픈 세 시간 만에 준비한 500개 물량이 동났다. 오픈 당일 상품을 얻지 못한 손님이 다음 날 매장을 다시 찾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한국의 흔한 '오픈런' 광경이 아니다. 일본 오사카에 첫 해외 직영점을 낸 '할리스 난바 마루이점'의 모습이다. 오픈 첫날부터 손님이 몰리더니 K카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닷새 만에 6,000명이 이 매장을 찾았다. 최근 할리스 말고도 국내 시장 경쟁에 한계를 느낀 카페 프랜차이즈들이 해외 진출에 나서 치킨, 라면에 이은 'K카페'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K카페들, 중국 진출 실패했는데…올해는 다를까
일본 할리스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메뉴는 오사카 한정 메뉴인 '약과 크림라떼'. 아메리카노 판매량 대비 1.5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한국의 전통과자 약과와 프리미엄 커피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이색 메뉴라 현지인의 호기심을 자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할리스의 대표 메뉴인 '바닐라 딜라이트', 진한 쑥맛의 '행운이 쑥쑥라떼' 등 한국식 커피나 한국 재료를 가미한 메뉴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일본은 세계 4위, 아시아 1위의 커피 소비 국가이면서 다양한 커피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 높다. 할리스 관계자는 "최근 현지 젊은 층 중심으로 K카페와 디저트가 인기를 끄는 중"이라며 "K카페만의 메뉴와 서비스로 현지 카페와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일본에서 보기 힘든 무선 충전기를 갖춘 좌석 등 K카페만의 강점을 도드라지게 해 재방문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다른 카페 프랜차이즈들도 해외 영토 확장에 열심이다. 카페업계는 2000년대 초중반 중국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가 현지 커피 소비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철수했던 터라 최근 움직임은 재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업계는 시장 포화 현상과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로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디야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괌 1호점에 이어 올해 괌 2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며 동남아 진출도 꾀한다.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첫 매장을 연 컴포즈 커피는 최근 모델로 발탁한 남성그룹 방탄소년단의 뷔를 앞세워 해외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투썸플레이스, 메가커피 등도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취했는데 우리나라처럼 일상적으로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아니다 보니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며 "지금은 한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를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이 녹아 있는 한국식 메뉴를 통해 해외 소비자를 공략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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