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세르비아→헝가리 방문
中, 헝가리에 'EU의 중국 견제' 방어 기대
경제 교류↑ 원하는 헝가리와 밀착 예상
5년 만에 유럽을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방문국이었던 프랑스를 떠나 세르비아(7, 8일), 헝가리(8~10일)를 차례로 방문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는 질책을 면전에서 받는 등 불편했던 프랑스와 달리 친(親)중국 국가인 세르비아와 헝가리는 시 주석에게 편안한 장소다.
특히 시 주석은 중국에 대한 EU의 전방위적 압박을 막아줄 수 있는 헝가리와 경제 협력 강화를 고리로 한층 밀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EU 중 프랑스·헝가리만 방문"
헝가리 언론 마자르 히르랍 등에 따르면 에스테르 비탈료스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7일 "시 주석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타마스 슐로크 대통령 초청으로 8~10일 헝가리를 방문한다"며 "EU 회원국 중 프랑스 헝가리 2개국만 방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의 헝가리 방문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EU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불이익을 가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과 맞물려 중국 입장에서 헝가리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EU가 주요 사안을 결정할 때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는 만큼 헝가리가 대중국 압박을 방어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친러시아 국가인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때도 번번이 반대표를 행사해 왔다. 헝가리 싱크탱크인 '아시아 연구를 위한 중부·동부유럽센터'의 설립자 타마스 마투라는 "유럽의 보호무역주의가 커질 것이어서 중국은 생산 기지 일부를 EU 역내로 재배치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분석을 유럽 전문 언론 유로뉴스에 전했다.
헝가리로서도 자국 경제를 떠받치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중요하다. 중국 기업의 헝가리 내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액은 올해 말까지 300억 유로(약 44조 원)로 추산된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최근 "FDI 중 6분의 1이 중국으로부터 나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빅토르 총리는 향후 중국 투자를 바탕으로 헝가리를 전기차 배터리 제조 중심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에스테르 대변인은 시 주석 방문 계기 추가 계약 성사 가능성을 시사하며 "헝가리는 중국에 유리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비아, 중국 국기 휘날리며 '최고 수준' 영접
세르비아도 자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인 중국과의 교류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반영하듯 세르비아는 최고 수준의 예우를 보였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부부는 7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니콜라 테슬라 국제공항을 찾아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직접 영접했다. 세르비아 공군은 시 주석 전용기가 영공에 진입함과 동시에 전투기로 호위했다. 중국 오성기가 베오그라드 시내를 뒤덮었고 중국문화원 건물에는 "코소보는 세르비아이고, 대만은 중국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걸렸다. 중국문화원은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폭격을 받았던 중국대사관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건물로 미중 패권 갈등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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