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입항 올해 119회, 내년 149회 예정
승객 정원 5000명 넘는 초대형 입항 잇따라
부산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도 운항 들어가
관광객 증가에 경제적 파급효과 기대감 커
지난 9일 오전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앞은 일본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일본 도쿄에서 국제크루즈인 ‘셀러브리티 밀레니엄’(9만 톤)을 타고 이날 부산에 도착해 시내 관광에 나서는 참이었다. 이 크루즈의 승객 정원은 2,200명이고, 승무원 등 선원만 1,000명에 육박한다. 비슷한 시각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부두에도 일본 요코하마에서 온 ‘퀸 엘리자베스'(9만 톤)가 도착했다. 이 선박의 승객 정원도 2,000명을 넘는다.
부산이 다시 크루즈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올해 부산으로 들어오는 크루즈 숫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내년에 입항하는 크루즈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을 모항(母港)으로 하는 대형 초호화 크루즈도 출항을 시작했다.
16일 부산항만공사(BPA) 등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에는 모두 119차례 크루즈가 입항했거나 입항할 예정이고 예상되는 크루즈 관광객은 28만 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111차례 입항)을 웃돈다. 내년 크루즈 입항은 149차례 예정돼 있다.
이대우 부산시 해양레저관광팀장은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돼 2016년 중국인이 한국으로 한꺼번에 몰린 특수한 경우(205차례 입항)가 있었다”면서 “그때를 제외하고는 올해가 크루즈 관광객이 가장 많은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항하는 선박의 규모에 따른 승객 수나 출항지도 다양하다. 올해 입항했거나 입항이 예정돼 있는 크루즈 중 승객 정원 수가 2,000~3,000명 수준인 경우가 50차례가량, 4,000~5,000명 수준인 경우가 10차례다. 5,000명이 넘는 승객이 타는 초대형 크루즈는 오는 8월, 10월, 11월, 12월 줄줄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들 크루즈의 출항지는 사카이미나토, 나가사키, 하코다테, 오사카, 고베, 돗토리, 오키나와, 벳푸 등 일본이 10여 개 도시로 가장 많다. 상하이, 홍콩 등 중국과 대만의 기륭, 멀리는 싱가포르도 포함돼 있다. 전언육 BPA 산업혁신부장은 “부산은 일본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까지 접근성이 좋은 지정학적 위치 덕분에 크루즈 기항지로서 각광받고 있다”면서 “여기에 한국 본토의 대도시를 관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는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초호화 크루즈가 잇따라 운항에 들어간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 등 국내외 4개 여행사는 이탈리아 국적 코스타 세레나호를 전세선 형태로 통째로 빌렸다. 지난 14일 운항을 시작했고 9월 21일까지 모두 아홉 차례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를 운항한다. 코스타 세레나호는 11만4,000톤급으로 여객 정원 3,780명, 승무원 정원 1,100명 규모로 일본과 홍콩, 대만 등을 오갈 예정이다. 곽인섭 팬스타라인닷컴 대표는 “현재 건조 중인 호화 크루즈 페리를 내년 상반기 중 취항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한중일 3국 크루즈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크루즈 운항 증가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부산시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이 부산에서 지출하는 달러를 현재 환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2,000억 원이 넘는다. 김동훈 부산시 관광정책과장은 “배에서 쓰는 각종 물품인 선용품과 항만 서비스 등 크루즈 선사의 지출액까지 포함하면 연간 5,000억 원가량 된다”면서 “크루즈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산업적 파급효과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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