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전방 300m서 조명탄 폭발
오커스 창립 뒤 군사 마찰 잦아져
대북 제재 활동 향한 '불만'일 수도
중국 전투기가 서해 상공에서 호주 해군 헬기 주변에 조명탄을 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반발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호주군 구축함 HMAS 호바트함(이하 호바트함)은 4일 중국 동해안과 한국 서해안 사이 국제 수역에서 '아르고스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호주군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 차원에서 2018년부터 북한 선박의 불법적인 화물 환적 활동을 감시하는 아르고스 작전을 펴오고 있다.
작전 도중 중국 공군 소속 J-10 전투기가 등장해, 공중에서 작전 수행 중이던 호바트함 소속 시호크 헬기 방향으로 조명탄을 발사했다. 조명탄은 60m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호주군 헬기 전방 300m 부근에서 폭발했다. 헬기 조종사가 다급하게 회피 기동을 해 병력 손실은 피할 수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중국·호주 간 군사 마찰 잦아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채널을 통해 중국에 이 같은 행위는 비전문적이며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또한 "호주 국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투기가 어떤 이유로 호주군을 위협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021년 미국과 영국, 호주 3국 간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 창설 이후 중국군과 호주군 간 크고 작은 마찰이 잦아지는 흐름이다. 2022년 6월 남중국해 상공에선 중국 전투기가 정찰 활동 중이던 호주 초계기에 초근접 위협 비행을 실시하며 채프(chaff·상대 레이더에 혼란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쇳가루)를 뿌린 바 있다. 같은 해 2월엔 중국 해군 함정이 호주 북부 공해상을 비행 중이던 호주군의 P-8A 대잠 초계기를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하기도 했다.
'대북 제재 불만 표출' 해석도
호주의 대북 제재 이행 활동을 향한 불만 표출이란 해석도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중국 구축함이 동중국해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와 관련된 임무를 수행 중이던 호주 호위함에 소나(sonar·음파탐지기)를 발사해 호주군 잠수부가 부상을 입은 적 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중국군의 조명탄 발사를 비난하며 "우리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기 위한 합법적인 활동을 하는 데 앞으로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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