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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투척'에 판정 시비까지...'K리그 300만 관중시대'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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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투척'에 판정 시비까지...'K리그 300만 관중시대'의 민낯

입력
2024.05.12 16:07
수정
2024.05.12 16: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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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일부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에 물병을 던지고 있다. 서울의 기성용은 물병에 급소를 맞아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졌다. 인천=연합뉴스

지난 1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일부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에 물병을 던지고 있다. 서울의 기성용은 물병에 급소를 맞아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졌다. 인천=연합뉴스

'3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프로축구 K리그가 불미스러운 일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선수와 관중의 다툼으로 인해 그라운드 내 '물병 투척' 사태가 벌어졌고, 경기 중 심판 판정으로 인한 시비도 끊이질 않고 있다.

FC서울의 기성용은 1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1 2024 1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둔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일부 인천 팬들이 던진 물병에 급소를 맞고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일 "당시 현장에 있던 경기 감독관의 보고서를 확인하고 경기 평가 회의 등을 거친 뒤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인천 구단 측에 경위서를 받을 예정이며, 사안이 중대할 경우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물병 투척은 징계 대상 중 하나다. 그라운드 내 이물질이 투척할 경우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응원석과 원정 응원석 폐쇄 등의 징계가 내려진다.

물병 투척에 있어서 연맹의 징계 수위는 높은 편이다. 실제로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22년 8월 대구FC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 심판진을 향해 물병을 투척하자, 대구 구단 측에 1,0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당시 물병에 맞은 심판은 부상을 당했고, 물병을 던진 관중은 경찰에 인계됐다. 지난해 12월엔 수원 삼성의 강등이 확정된 리그 최종전에서 수원 팬들이 경기 뒤 연막탄과 페트병을 던져 수원에 500만 원 제재금 징계가 내려졌다.

1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K리그1 2024 12라운드에서 양 팀 선수들이 거친 몸싸움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K리그1 2024 12라운드에서 양 팀 선수들이 거친 몸싸움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과 인천의 경기는 '경인 더비'로 불릴 정도로 치열하다. '빗속 혈투'를 벌인 이날도 양 팀 선수들은 격렬한 몸싸움으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인천의 제르소가 전반 서울의 최준을 거세게 밀쳐내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 당했고, 후반엔 코너킥 상황에서 서울의 박성훈과 인천의 문지환이 신경전이 벌여 양 팀 선수들이 말려야 했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종료된 뒤에는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에 물병을 투척했다. 승리를 확정한 서울의 골키퍼 백종범이 포효하며 인천 서포터스를 향해 도발했고, 이에 격분한 일부 팬들의 물병 투척에 아수라장이 됐다. 인천 선수들도 홈팬들을 만류했지만 소용 없었다. 백종범은 경기 후 잘못을 시인하며 "경기 내내 인천 팬들에게 부모님을 향한 욕설을 들었다"고 했다. 인천 구단도 사과하며 "물병 투척과 관련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리그의 성숙한 그라운드 문화가 아쉬운 대목이다. K리그는 지난해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K리그1은 '평균 관중 1만 명'을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일부 선수와 팬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K리그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잇따른 판정 시비도 K리그 멍들게 해

울산 HD의 마틴 아담(가운데)이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아타루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포효하고 있다. 울산은 이날 아담의 골로 0-1로 승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의 마틴 아담(가운데)이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아타루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포효하고 있다. 울산은 이날 아담의 골로 0-1로 승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물 만난 K리그에 재를 뿌리는 건 판정 시비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K리그에선 "심판 판정이 복병"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생각지도 못한 판정으로 인해 결과가 뒤집어져서다. 지난 4일 서울과 울산 HD의 경기는 종료 직전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으로 승패가 갈렸다. 양 팀은 후반(0-0)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쳤으나, 서울이 수비수 최준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직접 여러 차례 확인한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서울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팔이 머리 위에 있었다면 핸드볼을 인정하겠지만, 몸에 딱 붙어있었다"며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서울은 해당 판정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축구협회의 "심판의 판정을 존중한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지난달에는 아예 판정이 오심으로 인정돼 팬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달 6일 인천-제주전에서 전반 27분 인천의 무고사 헤더골이 취소됐다. 주심이 무고사의 공격자 파울을 선언하며 골을 취소시켰고, 결국 인천은 0-1로 패했다. 이후 축구협회는 무고사의 득점 취소는 오심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문제는 서울-울산전, 인천-제주전 판정이 한 명의 같은 심판에게 나왔다는 점이다. K리그 한 관계자는 "경기가 심판에 의해 좌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구단과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도 심판 판정에 불신을 갖게 되고, 결국 K리그를 멍들게 한다"고 우려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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